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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의 그 바다를 찾아 나섰다.
하늘의 빛
그것이 바다
청빛 파도와 함께여서
주상절리의 아름다움도
더욱 빛이 나는 듯하다.
편한 방석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재미
물빛과 하늘빛이
하나이면서도 서로 다른 것이
미묘한 느낌을 준다.
화순리 화력 발전소 동쪽의 갯가
담긴 곳에 따라 물빛도 서로 다르다.
대포리의 주상절리와는 다른
소박함이 이 바다의 맛.
꽃과 함께 거닌다.
화순 화력 발전소 인근 바다는 이미 죽어
해녀들은 빈 소라 껍데기만 주워 올리지만
꽃들은 습관처럼 해마다 찾아든다.
무심히 젖은 눈을 맞춰보던
상군 해녀들은 이제 이 바다에 없고
가까운 강정에는 해군기지 온다하니
얼마 없어 제복의 군인들과 눈을 맞추게 되겠네.
향기를 짐작해본다.
기억나지 않는다.
콧구멍같은 작은 굴 속 바위틈
그곳에 뿌리내린
돌배나무의 거친 촉감만 기억에 가물거릴 뿐...
정해진 길에서 비껴나와
이렇게 바라보면
또다른 풍경
발목을 때리는 파도
그러나 그 파도도
알고보면 조용한 놈
하늘빛에 물들었던 기억도 없이
맑고 맑다.
부동자세의 강태공
추억 속의 내 모습
저 바다에서
해인삼매의 대어를 꿈꾸지만
오늘도 사실은 백골이구나!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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