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다리 은다리 오름의 주인
붓다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길을 떠나거라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세상 사람들에 대한 연민의 마음으로
그들의 이익과 선을 위해
신들과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두 사람이 같은 길을 가지 마라
처음도 좋고 가운데도 좋고 끝도 좋은 법을 설하거라
법의 정신과 그 형식에 따라 가르쳐라
원만무결하고 청정한 범행을 설하라
세상에는 천성적으로 욕망에 눈멀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만약 그들이 법을 설하는 것을 듣지 못한다면 타락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법을 들으면 법에 귀의하게 될 것이다
그냥 길을 나섰습니다.
처음도 좋고 가운데도 좋고 끝도 좋은
봄의 법문을 듣기 위해
봄은 이미 아라한 도과를 이루었나 봅니다.
산자고
할미꽃
그들의 고운 얼굴은
봄이 베푸는
좋은 법문입니다.
산천이
봄의 법문으로 인해
곱습니다.
오, 곶자왈!
눈이 확 열립니다.
제주 곶자왈을 제대로 봤구나라는
감동이 밀려옵니다.
다랑쉬와 조근다랑쉬 앞의 곶자왈.
저 넓은 빌레 저 왼편에
마음으로나 찾을 수 있는 조그만 다랑쉬굴이 있습니다.
4.3의 유해를
시멘트로 쳐발라버린 그곳
외면하듯
고개를 돌리니
안개 속에 성산포가 슬며시 나타납니다.
이곳은 은다리 오름입니다.
민다리 오름이라 불리다가
은다리, 윤다리, 그리고 은월봉이라 바뀌어 불리게 되었다 합니다.
용눈이 오름과 이웃하여 있습니다만
높지도 않고 곱지도 않고
사유지라 들어오면 형사처벌 한다는 경고문이 선명한데다
오름의 정상 부분은 크게 훼손되어 있습니다.
스스로의 모습은
작고 초라하지만
이곳에서만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이 있어
오래 머물렀습니다.
그것은 정상에서 만난 이 놈 때문입니다.
깡말라 등골이 다 보이는데
가라, 가라 해도 자꾸만 따라옵니다.
외롭고, 지치고, 슬퍼 보였습니다.
먹는 둥 마는 둥
어디서 나타났는지
요즘 같은 가뭄에
물은 먹고 다니는지
자꾸만 쫓아와서
하는 수 없이 놀아주었습니다.
이 놈아, 잘 먹고 다니거라.
다니는 이 적어
욕심없이 수행하기 좋은 이 언덕에서
좋은 생각만 하다가
다음 생에는
좋은 몸으로 태어나
부디 행복하거라.
나를 만난 것도 인연이었을 텐데
부처님 법문 하나 일러주고 올 것 그랬나 봅니다.
나무관세음보살
사진에 보이는 굼부리 왼편이 은다리의 정상이지만
사유지라 들어오지 말래서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허허, 이 산하가 누구의 사유일 수 있던가!
에궁! 표지석에 내가 보입니다.
폼이 딱 똥침 맞기 좋네그려.
은다리
뒤돌아 보고
고맙다라고
말합니다.
이 모두가
처음도 좋고 가운데도 좋고 끝도 좋은 법문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