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슨세미
산야에 인동초가 돌아왔다
그러나 찔레꽃 향기
여느 날과는 많이 다르니
그와는 이제 곧 작별할 때가 되었나 보다
송당리 대천동
송당목장 앞으로 난 오솔길로 접어들어 만난
거슨세미 오름
오름 기슭 목야의 목장주는 떠난지 오래 되었나.
방목하는 소떼들조차 흔적이 없다.
사람이 떠난지 오래된 자리
그래서 꽃에 밴 물냄새 따라 거슨샘을 찾아간다
오름 서쪽 기슭의 거슨새미
샘물이 흐르는 방향이
바다를 향한 것이 아니라 한라산을 향한다 하여
오름의 명칭도 거슨새미, 지역명도 거슨새미라 불린다.
탐라국서에는 역수산이라 기록되어 있다.
가뭄이 들 때는
인근 대천동 지역에서도 식수로 사용하였으며
이후에는 우마용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짙은 숲 사이로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마음에 싱그럽다.
샘을 사이에 두고 솟아오른 오름으로 가는 길
6월의 오름은 얼굴이 맑다
6월의 오름은 미소가 찬란하다
6월의 오름은 화사하기도 하다
그러나 6월의 오름은 정갈하다
그리고 수수하다
어머니 한라산을 향하여 흐르는 샘을 품은 곳
오름으로 가는 길은
한라산을 거스르지만
언제나 등 뒤에는
커다란 품의 큰 산이 있다는 것을 안다.
정상에서 만나는 거문오름
다랑쉬와 높은 오름
항상 마음 쓰이는 둔지오름
밧돌오름
아부오름과 동거미
안돌오름과 체오름
점점 가까워지는 안돌의 고운 굼부리
더 가까이서 바라보니
소떼들이 모두 안돌 기슭에 모여 있다.
산의 소식은 이러한데
하늘에선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저 산 아래 세상의 소식은 또 어떠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