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웃바매기 오름
산드륵
2011. 1. 2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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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앞서간 자취를 발견한다.
늦은 오후
흐린 하늘
그러나 정상을 향한 발자국에는 서둘러간 기색이 없다.
산길에 어지러이 찍힌 산짐승들의 발자국들
인적이 끊기니 마음놓고 걸었나 보다.
우진제비의 얼굴을 마주한 이곳은
웃바매기 정상
거문오름 너머로 햇살이 한줌 떠돌고 있다.
어리연이 곱던 못.
다시 봄은 없을 듯 깊이 얼었지만
어찌 그러기야 하랴.
높은 오름, 체오름
또다시 눈발이 쏟아지려는 듯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이 하늘 너머에는
여전히 맑은 성산포의 하늘이 차고 싱그럽다.
등산화 자국 하나 없는 산길에는
아주 떼로 몰려다녔던 듯
산주인들의 발자국이 정신없이 찍혀있다.
그동안 떼로 몰려 다니는 등산객들을 숨어서 바라보고 있다가
이참에 아주 회포를 풀었던 것일까.
마음놓고 볼일까지 시원히 보고갔다.
묵은 체증이 쑥하고 내려갔을 듯 싶다.
표지석 오른쪽으로 난 길을 타면 정상으로 가는 길을 만난다.
오르는 길을 타지 않고 계속 걸으면 탐방로를 따라 거문오름 가까이까지 갈 수도 있다.
표고 417m 웃바매기 오름
북사면의 굼부리가 북동방향으로 벌어져 내린 말굽형 화산체.
마음을 제대로 식힐 수 없을 때
머리를 차고 시린 물통에 담갔다가 나온듯한 묘약을 얻고 싶으면
겨울 산이 제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