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드륵 2011. 7. 4.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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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면 상창리 골른오름

쌍둥이라는 뜻을 지닌 골른오름은

소병악과 대병악으로 나뉘어 따로 불리기도 한다.

 

그중 족은오름이라 불리는

소병악 방향으로 산을 타기 시작했다.

 

 

족은오름은 표고 473m의 말굽형 굼부리를 가진 오름으로

안덕면 상천마을을 벗어난 곳에서 천천히 오를 수 있다.

 

여름이면 오름마다 산수국

 

푸른 보석

 

꽃잎이 벌어지면

빛은 희미해지지만

귀한 향이 흐른다.

 

연분홍빛의 산수국

마음이 행복해진다.

 

세상을 덮은 물안개

 

세상이 온통 젖어있다.

 

족은오름에서 바라보는 여진머리오름

여자의 얹은 머리 모양이라 하여 여진머리오름이라 하는데

대병악이 바로 그것이다.

 

서향으로 깊이 패인 굼부리를 찾아보려

발뒷굼치를 들어보지만 역부족

 

상천마을만 물안개 속에서도 뚜렷하다.

 

족은오름에서 빠져나와 여진머리오름으로 오른다.

표고 492m의 여진머리오름은 정상에 이르기까지 가파른 경사가 계속된다.

 

헐떡거리다 돌아보니

족은오름의 굼부리가 훤히 보인다.

 

 

벗어나야 보이는 것이 있나보다.

아상에서 벗어나야 스스로도 보일까.

 

세상의 물안개 때문에 내 눈이 흐려진 것이 아니라

내 눈에 낀 물안개 때문에 세상이 멀어보인다.

 

점점 짙어지는 산안개

한치 앞밖에 보이지 않는다.

산에서 안개에 감기는 맛이 묘하다.

 

여진머리오름에서 내려오니

맑은 물통이 보인다.

 

 

물통 뒤로는 족은오름

 

물통 안에는 여진머리오름

 

누가 그림자인가.

그저 그림자의 그림자인가.

 

그저 묵묵히 풀을 뜯는다.

 

오거나 가거나 간에

그저 산색은 푸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