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佛家思議

금오산 약사암

산드륵 2012. 8. 1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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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8.3 하루

 

 

경북 구미에 있는 금오산.

해발 978m의 돌산.

왕복 6시간을 걸었더니

절에 가는 길에서는 웬만해서 힘들다 하지 않는 도반이 한 마디 한다.

발목이 시리네

 

금오산 정상 현월봉 바로 아래 자리한

금오산 약사암

 

일주문 안으로

운무가 자욱히 깔려 있어

저 세상으로 가는 길처럼 아득하더니

잠깐 사이에 햇살이 다시 비춘다.

 

관악산 연주암, 은해사 중암암과 더불어

한국의 3대 기암으로 불리는 금오산 현월봉의 좁은 바윗길을 내려간다.

 

휘청거리는 발목 때문에 구름다리로 착각했던 계단을 내려오니

삼성각이 먼저 반긴다.

 

신라의 의상대사가

이곳에서 수행정진하여 견성하게 되자

수행하던 그 터에 암자를 지었으니

그곳이 바로 이 약사암 자리.

 

약사전

 

약사여래를 주불로 모시고

좌우 보살이 협시하고 있다.

힘들게 걸어온만큼 아주 경건히 참배해야 하는데

보살의 미소 때문에

나도 마냥 웃고 말았다.  

 

약함을 손에 들고 계신 약사여래불

수도산 수도암의 약사여래와 직지사 삼성암의 약사여래와 더불어

같은 날 함께 방광하여

삼형제 여래로 불리는 분이다.

제각각 서로 다른 이유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이

제각각 서로 다른 아픔에서 해방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바위 밑으로는 구름다리

 

멀리 보이는 바위탑은

스님과 거북이가 여래께 공양하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다른 바위에는 종각

 

분지로 형성된 구미시의 모습.

꿈틀대는 산세에 취하여 멍하니 서 있다가

저기까지 다시 걸어가야한다는 사실에

서둘러 하산길에 나섰다.

 

약사암 뒤쪽으로 한참을 걸어내려오다가

어둔 동굴 안의 용왕수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천천히 걸어 내려온 길에서

마애여래상을 만난다.

 

암벽 돌출 부위에 새겨진

신라의 마애여래상.

 

 

갖가지 꽃으로 여래께 공양을 올린 것으로 보아

누군가의 손길이 매일 닿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발목을 풀기 위해 여래상 앞에서 잠깐 쉬었다.

돌산을 오르고 돌산을 내리고 오르고내리고 그리고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또 뭐가 있을까.

먹먹하게 앉아 있는데

시원한 한 줄기 바람이

땀범벅이 된 얼굴을 어루만져주고 간다.

바람의 손길에 느껴지는 마음.

그 마음이 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