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망운산 망운사
2013. 1. 1
해발 786m 남해 망운산
얼어붙은 구름이 눈이 되어 내린 후 산길을 덮었다.
망운산 정상에서
눈길을 타고 600여 미터를 미끄러지듯 내려오면 망운사
구름이 눈이 되고
눈이 산이 되고
산이 다시 구름이 된다.
빠르게 흐르는 구름
걸음이 나보다 빠르다.
일주문 안에 또 일주문
그리고 비로소 망운사.
남해 망운사는
고려시대 진각국사 혜심스님(眞覺國師 慧諶, 1178~1234)이 창건한 암자로
선화로 이름난 성각스님이 주석하면서 사세를 더욱 확장시켰다.
망운사로 들어서니
보광전을 중심으로 약사전과 요사채 등이 일자로 배치되어 있고
그 뒤로는 삼성각과 용왕각 등이 들어서 있다.
보광전
보광전에는
아미타불을 주불로 모시고
협시로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봉안하고 있다.
특히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제333호로 지정된 보광전의 관세음보살은
경주 옥돌로 조성된 보살상으로 영험이 높기로 이름나 있다.
아름다운 보관과 그윽한 눈매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알 수 없는 향내음에 온몸이 감기는 듯하다.
망운사 동종은
망운사 인근에 위치한 남해 화방사(花芳寺)에서 1785년 제작된 것으로 요사채에 보존 중이며
현재 법당에 있는 동종은 그와는 다른 동종이라고 한다.
보광전 옆으로는 약사전
약사전의 약사여래불.
평온한 모습에 마음이 놓인다.
약사전 앞 망운암사리탑.
1970년대 태국에서 전해진 부처님 진신사리 5과를 모시고 건립된 사리탑이다.
길을 묻는 이에게
미소 하나 눈밭에 그려놓으시고 출타중인 스님
해가 지기 전에 망운산을 내려갈 길이 걱정이 되어
서둘러 되돌아 나오다가
눈길에서 성각스님을 뵈었다.
흔쾌히 두 손을 마주잡아 주시고
선물까지 건네 주신다.
드릴 것이 없는 길손은 그저 그 눈길에 붙들려 망연하다.
일주문의 뒷모습은 불이문.
거울 속에 비치는 내 얼굴의 뒷모습은 어떻게 읽힐지
새삼 두렵다.
해가 진다.
아침에 보았던 그 해가 아니다.
가끔은 쓸쓸함을 감출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1월 1일의 지는 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