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제주시 검은오름
산드륵
2013. 6. 2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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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오라 2동 검은오름을 찾아간다.
발길에 채이는 꿀풀의 길을 따라간다.
검은오름 등반로를 너무 지나쳐왔다.
내 발길 닿았던 한라를 망연히 바라본다.
무성한 풀숲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검은오름 등반로를 찾아
다시 오르고 있다.
오래전 겨울날, 무작정 노루의 길을 따라 오르던 그 길과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누군가 반듯하게 난도질한 나무 밑둥에는
이끼가 덮히고
어디선가 날아온 풀씨가 싹을 띄우며
상처를 덮고있다.
그들의 위로가 내 마음에 전해져온다.
살면서 어느 누구의 위로도 받지 못하는 외로운 모습들을 생각하니
그들의 위로가 아프게 다가온다.
숲길 옆으로 오라골프장.
한라의 품에 안긴 노리손이와 어승생
까치수영
검은오름 굼부리.
무리라는 것을 알지만 까치발을 하면서 들여다보려 애썼다.
겨울이 되어
초목이 잦아들고나면
저 굼부리의 깊은 바닥을 볼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굼부리 너머로 광이오름과 남좃은오름
안개 너머로 아스라한 푸른 능선을
한없이 바라본다.
거칠지 않은 그 푸른 능선이
내게는 유일한 위로인가 싶어
고개를 쉽게 돌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