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佛家思議
강진 고성사
산드륵
2014. 1. 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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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2 오후
산사에서 먼저
하루가 기울고 있다.
나그네는
아침 햇살을 살피며 길을 나서고
저녁 햇살이 얼마만큼 남았나 살피며 또다른 일정을 생각한다.
나그네 길이란
그저 햇살을 따라 걷는 길.
강진 고성사.
대흥사의 말사로
고려 원묘국사가 인근의 만덕산 백련사를 중창할 때
함께 지은 사찰이다.
고성사 대웅전
대웅전의 목조 삼존여래불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아미타여래와 약사여래를 함께 봉안하였다.
대웅전 옆의 전각에는
삼사성각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삼사성각이 뭘까 고민하는데
스님께서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신다.
칠성각이란다.
그렇구나.
작은 변형도 금방 눈치채지 못할만큼 내가 굳어버렸나 생각하니
발걸음이 더욱 조심스럽다.
고성사는
대웅전과 삼사성각, 종각과 요사채뿐인
조그만 사찰이지만
보은산이 뒤에 크게 버티고 있어 마냥 작아보이지만도 않는다.
현재의 삼사성각은
정약용이 혜장스님의 도움으로 마련한 두번째 기거처인 보은산방이 있었던 곳이라 하는데
확인하지는 못했다.
종각 앞에서
종이 울리기를 기다린다.
골짜기를 따라 흘러내리는
고성사의 그 종소리에
떠났던 사람들도 돌아온다고 하는
금릉팔경 중 제일경인 고암모종을 기다린다.
골짜기 아래로
하루가 기울고 있다.
포행을 떠난 스님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어쩌면
고성사의 종소리는
저 골짜기 아래서 들을때 제격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기다림을 멈추고 일어섰다.
고성사 뒷편의 오솔길을 따라 내려왔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얼었던 낙엽이 사각사각 부서지는 소리만
비탈길에 동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