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佛家思議

화순 쌍봉사

산드륵 2014. 1. 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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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3

 

전남 화순군 이양면 쌍봉사.

 

한 20여년 전이던가.

그날

이곳에 돋아오던 초승달과 마주친 이후로

쌍봉사의 다른 기억은 모두 잊었었다.

      

희미해지지 않는 옛 기억을

그저 옛 기억으로 간직한 채

다시 천왕문을 건넌다.

 

천왕문 건너

곧바로 그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는 대웅전.

3층 전각의 목조탑파형식을 지닌 쌍봉사의 보물이다.

화재로 인해 안타깝게도 원형은 소실되었지만

1986년 복구한 그 모습도 여전히 아름답다.   

 

대웅전 상단에는

석가여래를 주불로 봉안하였고

아난과 가섭존자가 협시하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삼층전으로 불리던 곳이었는데

이와 같은 목조탑파형식의 전각은 법주사 팔상전과 이곳밖에 없다.

 

839년 이전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곳에

855년 철감선사가 중국에서 귀국하여 10여년을 주석하면서

종풍을 크게 일으켰던 곳.

 

철감선사의 종풍이 널리 퍼지면서

경문왕은 그를 스승으로 모시기에 이르렀는데

철감선사는 구산선문 중 사자산문의 개조가 된다.

 

호성전.

철감선사와 조주선사의 영정을 모신 정자각.

825년 당나라 유학길에 오른 철감선사는

중국 지주의 남천산 보원스님을 찾아가 법을 이어받으면서

조주선사와 법형제가 되었다.

 

극락전.

극락전도 화마의 피해를 입을 뻔하였으나

극락전 앞의 단풍나무가 불길을 막아주었다고 한다.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당당하다.

그리고 그윽하다.

지혜의 혜안과 자비의 비안을 갖춘 눈동자다. 

 

지장전

 

지장보살좌상을 중심으로 도명존자와 무독귀왕이 협시하고 있다.

다시 양옆으로 시왕상을 비롯한 21구의 목조상이 봉안되어 있는데

렌즈에 담지는 못했다.

이곳의 시왕상은 조선시대 시왕상 중에서

가장 빼어난 조각 기법을 자랑한다고 한다.

 

철감선사 사리탑

 

기왓골 하나하나

정성을 다한 이 사리탑은

철감선사가 입적한 경문황 8년에 조성된 것으로

당대의 작품 중 최고로 일컬어진다.

 

철감선사탑비.

비신은 사라지고 없다.

여의주를 문 용의 머리를 하고 있는 거북이

한 발을 살짝 치켜든 모습이

이제 곧 어디론가 나아갈 듯이 보인다. 

 

비신을 찾아

진면목을 찾아

떠나는 여행길.

나의 지구에서의 여행은 어떠하였나.

떠나온 곳에서 다시 떠나기 전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때가 되면 떠나가야 하는 것.

이 모든 것이 다 시절인연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