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드륵 2014. 3. 1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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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면 서광리 산 33번지 남송이로 간다.

 

 

곶자왈과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다.

 

 

표고 339m의 남송이 정상

 

 

저기

 

 

저기 산방산과 단산

 

 

그 풍경들보다

곶자왈을 잘라내고 들어선 넓은 차도만이

아주 선명한 이곳.

 

 

신화공원을 향하는 저 넓은 길에

과연 신들의 버선발이 닿기라도 할까. 

 

 

한라산은 말이 없다.

 

 

몇 달 째 희뿌연 제주의 풍경

 

 

청명했던 제주의 하늘이 사라진 요즘,

곶자왈은

제주의 마지막 상징처럼 여겨진다.

 

 

남송이 오름에 흩어진 화산석들

 

 

그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열매들.

제주의 풍경이 생소하다.

 

 

언제 또 어떻게 사라질지 모르는

한경과 안덕 곶자왈의 쓸쓸한 아름다움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곶자왈이 사라진

저 오름과 저 한라를

어떻게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우려는 현실이 되고

우리는 더욱 무감해져 가겠지.

그렇겠지.

 

 

곶자왈 속의 풀밭길

 

 

말굽형 굼부리와

그 곁의 원형 굼부리

또 그 곁의 소래기촐리

그리고 그 아래 곶자왈을 품에 안은 남송이오름.

 

 

그 이름도 원래는 남소래기였다지.

솔개 모양의 이곳과 닭 모양의 저지오름이

곶자왈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고 하지.

언제부터인가 소나무가 많다고 남송이라 적었다는데

이제는 소나무만큼이나 편백과 삼나무도 많은데

사람들은 여전히 소래기라 한다지.

 

 

그런거지.

 

 

사람을 봐도 별 흥미가 없는 말들.

 

이곳에 생소한 것들이 퍼져

언젠가 또다른 이름을 갖게 될 날도 머지 않은 듯한데...

그런거지.

다 그런거지.

생소한 것도 품으면 그만이고

넘치는 것도 흐르면 그만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