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송이 오름
안덕면 서광리 산 33번지 남송이로 간다.
곶자왈과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다.
표고 339m의 남송이 정상
저기
저기 산방산과 단산
그 풍경들보다
곶자왈을 잘라내고 들어선 넓은 차도만이
아주 선명한 이곳.
신화공원을 향하는 저 넓은 길에
과연 신들의 버선발이 닿기라도 할까.
한라산은 말이 없다.
몇 달 째 희뿌연 제주의 풍경
청명했던 제주의 하늘이 사라진 요즘,
곶자왈은
제주의 마지막 상징처럼 여겨진다.
남송이 오름에 흩어진 화산석들
그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열매들.
제주의 풍경이 생소하다.
언제 또 어떻게 사라질지 모르는
한경과 안덕 곶자왈의 쓸쓸한 아름다움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곶자왈이 사라진
저 오름과 저 한라를
어떻게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우려는 현실이 되고
우리는 더욱 무감해져 가겠지.
그렇겠지.
곶자왈 속의 풀밭길
말굽형 굼부리와
그 곁의 원형 굼부리
또 그 곁의 소래기촐리
그리고 그 아래 곶자왈을 품에 안은 남송이오름.
그 이름도 원래는 남소래기였다지.
솔개 모양의 이곳과 닭 모양의 저지오름이
곶자왈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고 하지.
언제부터인가 소나무가 많다고 남송이라 적었다는데
이제는 소나무만큼이나 편백과 삼나무도 많은데
사람들은 여전히 소래기라 한다지.
그런거지.
사람을 봐도 별 흥미가 없는 말들.
이곳에 생소한 것들이 퍼져
언젠가 또다른 이름을 갖게 될 날도 머지 않은 듯한데...
그런거지.
다 그런거지.
생소한 것도 품으면 그만이고
넘치는 것도 흐르면 그만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