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드륵 2015. 6. 1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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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선면 가시리 가세오름.

세화 1리와 토산 1리의 경계를 이루는 오름으로

표고 201m, 비고 75m의 산체이다.

이 오름의 명칭과 관련해서

오름 근처의 묘비에 가사악, 가사봉 등의 표기가 있다.

마을에 전해내려오는 바에 의하면

봉우리 형태가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허리 부분으로 감싸 내려오는 스님의 장삼 자락을 닮아서

가사봉이라고 한다는데

풍수지리형국의 가사장삼형이어서 가사봉으로 불렸다고도 하고

산봉우리가 두 갈래로 갈라진 가위처럼 생겼기 때문에 가세오름이라고도 한다는 등

오름 이름에 대한 여러 의견이 전해온다. 

 

초행길에는

가세오름으로 오르는 길의 초입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가세오름 안내판마저

세화1리로 들어가는 길의 목장 안에 세워져 있어서

오름을 빙글빙글 돌며 한참을 헤매어야 했다.

 

키작은 찔레꽃.

올들어 처음 마주한 찔레꽃이다.

철마다 돌아오는 꽃을 보며

또 한 고비 시간이 흘렀음을 느낀다.

 

다시 꿀꽃.

 

꽃을 보고 어느 때인지를 알듯

새소리를 듣고 스스로 어디쯤에  서 있는지를 안다.

그렇게 한 고개 한 고개를 넘어가며

여기까지 왔는데

마음은 자꾸 메말라간다.

잠깐 멈추어야 할 때임이 분명하다.

 

멈추어 바라보니

기슭에는 우공들.

요즘은 오름의 풍경도 많이 달라져

오름에 방목하는 우공들을 만나는 일도 흔치 않은데

이곳은 인적이 드물어 그런가

우공들의 눈빛이 그저 무심타.

 

바로 앞 갑선이오름 뒤로

띠를 두르고 있는 모지오름, 개오름, 백약이, 영주산.

 

정상 근처의 산지기 집.

산지기 집을 지나면 송신소도 있지만

산책로는 아직 정비되어 있지 않다.

애당초 길을 찾을 생각을 버리고

소들의 발자국을 따라 걸어올라가면 정상이다.

 

산지기가 마련해놓은 평상에 앉아

바람을 벗한다.

아직은

여유가 있다.

눈을 감고 귓가에 스치는 바람에 마음을 맡길 여유가 아직은 있다.

그 작은 여백마저 잃지 않도록

스스로 자주 멈추어 멈춘 자리에서 문득 깨닫는 것이 있다면

가는길이 아주 쓸쓸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