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선흘 동백동산

산드륵 2015. 7. 2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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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흘곶 동백동산.


 

2011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되는 등

여러 변화를 거치면서

동백동산 가는 길이 많이 달라졌다.

 

 

이곳은 곶자왈 숲 지역에 형성된 내륙습지.

제주도에서 산림이 아닌 평지에 형성된 난대 상록활엽수림 지역 중에서

가장 면적이 광활한 곳으로

각종 희귀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동백동산을 품에 안은

선흘1리 마을은

세계 최초로 람사르 마을로 시범 지정된 곳.

옛 제주사람들은

이곳 선흘에서 나무를 하고 숯을 굽고

그렇게 살았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대낮에도

어두컴컴한 동백동산의 숲 속.

 

   

자금우 꽃을 만났다.

 

 

지금 이 때가 아니면 만나기 어려운 자금우 꽃.

귀하디 귀한 시절인연 앞에서 감탄이 먼저 새어나온다.

매일매일의 인연이

자금우 꽃처럼 귀하디 귀한 인연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한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순간이 없으리라.


 

나무밑둥에서도

이름을 알지 못하는

신기한 생명들이 번식하고 있다. 


 

숲의 정령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옛 길을 기억 속에서 지우지 못하는 한

사람손을 탄 동백동산의 새 길이 

많이 낯선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동백동산은 여전히 동백동산이다.


 

동백은 사라졌어도

여전히 동백동산으로 기억되고 있는

동백동산이다.


 

동백동산 숲 속의 도틀굴


 

제주 4.3 당시

주민들이 몸을 숨겼던

선흘리 여러 궤 가운데 하나이다.

동백이 동백동산에서 사라졌듯이

오래된 아픔은 이제 그 이름만 남기고 있다.


 

햇살은 뜨겁다.


 

숲은 깊다.


 

숲바닥에 떨어진 햇살이 출렁인다.


 

바람도 햇살을 흔들뿐

숲을 흔들지는 못한다.


 

제주의 깊은 속살.


 

요즘의 제주를 보면

그 심장을 드러내

햇살에 넣어놓은 느낌이다.

 

 

심장을 내어주고

그저 그만 눈을 감는다.

 

 

그저 걷는다.


 

온전히 견디어주길 바라며

그저 걷는다.

 

 

숯막.

원형숯막.

타원형숯막.

지금도 숲 속 곳곳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

 

 

숲으로 들어가 숯막을 찾는 대신

고목을 뒤덮은 콩짜개덩굴 앞에 선다.

숲을 지치게 하고 싶지 않다.

 

 

상돌언덕.

 

 

동백동산의 용암 언덕 중에서

그 규모가 가장 큰 것이라고 설명해 놓았다.

숲 주변을 조망하기 위한 곳이라고 하지만

사방이 깊은 숲인데 어디를 조망한단 말인가.

숯을 굽던 사람들이 쉬어가기는 했겠지.


 

동백동산의 다양한 버섯들.

 

 

저마다 자기의 생각대로

형체를 이루고 산다.

 

 

먼물깍.


 

물가에서 쉰다.


 

하늘빛을

담은

물빛을

닮을 때까지

물가를 떠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