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새별오름
산드륵
2016. 9. 1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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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새별오름의 비
바람도 젖은 채로 멈추어 있다.
멈추어
돌아보니
따라걷는 이도 어느새 어깨가 젖어 있다.
길
새별오름의 길
내가 가려던 그곳에는
길이
없는 듯했다.
과거는 사라졌고
미래는 원치않아
늘 불안했던 걸음.
그 길
그 걸음 놓인 곳
그곳의 벗.
가을.
새별오름의 가을.
그 가을의 벗은
함께 걷기만 할 뿐
터벅터벅
이 길이 끝나는
저 끝까지
함께 걷기만 할 뿐
꽃처럼
늘 미소일 뿐.
그 벗
새별오름에서 만난
그 벗은
안개비.
내가 볼 수 있는 만큼만
열어서 보여주는
안개비 풍경.
이것이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산 59-8번지
표고 519.3m, 비고 119m, 둘레 2723m
새별오름의 풍경.
고려말 최영장군의 고려군 2만5천명이
제주목호와 결전을 치뤘던 어림비 큰벵듸는
오늘
보이지 않는다.
바람.
바람 불어와
옷자락이 흩날린다.
마음도 흩날린다.
바람이
앞서간 저 길을 따라
가을도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