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어승생악
산드륵
2017. 1. 2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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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어리목
밤새
산에는 눈이 내렸고
늘 그 산을 그리워하던 이들은
묵묵히 산길을 걸어
어리목 입구에 다다른다.
그리고 누군가는 윗세오름으로
또 누군가는 어승생이로 발길을 옮긴다.
어승생이 가는 길.
해발 1169m의 산정으로 가는 길.
그리운 설경 속으로 걸어가는 길.
마음이 추울수록 더욱 그리웠다.
산은.
산길
눈길
산은
겨울산은
마지막 그리움.
나목을 감싸는
마지막 온기.
눈의 온기.
얼어붙었던 마음
저 깊은 곳에서
강이 흐른다.
눈안개가 밀려온다.
눈안개가
나를 스치고 사라진다.
남은 쓸쓸함을
눈의 온기로 감싼
산정의 겨울.
스치듯 사라지는 것들과
스치듯 사라지고 난 뒤에 남은 풍경.
겨울산.
군더더기없는 적막함.
아슬아슬한 쓸쓸함.
그러나
점점 그 간격이 넓어지는 상실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잊지 않은 것.
미소를 나누는 일.
눈안개와
사라짐과
쓸쓸함 등등 속에서도
잊지않고 커피 한 모금을 나누는 일.
아는 길도
서로 살펴주는 일.
이래서 겨울산이 좋은가보다.
이래서 겨울산이 늘 그리운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