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드륵 2017. 2. 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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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찰나.

꽃물이 들었나 싶으면

곧 사라질 것이다.

우리네 인생의 봄날이 그랬던 것처럼.



노란 꽃물 저편

대정읍 새미동과 홍물동

그 사이 나즈막한 가시오름.



가시오름은

표고 107m, 비고 80여m의 완만한 오름으로

가시낭이 많아서 가시오름이라 불렸다 한다.

제주에서의 가시낭이란

참나무과에 속하는 교목들을 통칭하기도 한다는데

그 명칭에 견주어볼 때

지금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주차장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할 때쯤

곧바로 정상.



이렇게

쉽사리 정상을 밟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사잇길로 들어선다.



정상 바로 아래 둘레길에서 만나는 진지동굴.



이 가시오름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진지동굴 3기를 찾아볼 수 있다.



가시오름을 중심으로

드넓게 펼쳐진 들판.



이 넓은 들에는

맑은 샘들을 중심으로

고인돌 등이 흩어져있어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들의 거주하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산아래까지 침투한 중국 미세먼지.

먼지에 갇힌 느낌이 껄끄럽다. 



가시오름 정상.



평평한 평야에 들어선 느낌이다.

산지기 아저씨의 말씀에 의하면

이곳은 원래 인근의 모슬봉과 같은 원추형 오름이었는데

미군들이 레이다 기지를 설치하려고

평탄작업을 하면서

지금과 같은 형태로 변형된 것이라 한다.



당시 미군들이 이곳 정상을 깎아낼 때

이무기 세 마리가 죽었는데

그 이후로 미군 세 명이 급사하면서

미공군 레이다 기지가

이곳 가시오름에서 모슬봉으로 변경되어 설치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여부는 알 길이 없으나

이 가시오름에 기대어 살아왔던

마을 사람들의 깊은 정과

훼손되어 가는 것들에 대한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가시오름 남동쪽 모슬봉.

여전히 그 정상에 군부대가 머물고 있다.

내일 내릴 것이라는 비는

봄비일 거라고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