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고내봉
산드륵
2017. 8. 12. 13:00
728x90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고내봉
고내봉은
표고 175.3m의 야트막한 산체이지만
그 능선은
고내리와 상가리를 거쳐
하가리에 이른다.
고내봉 깊은 곳의 고릉유사는
시인묵객들이 즐겨찾던 고대 사찰터로
인연있는 이들에게 답사를 권하고 싶은 곳이다.
저기 과오름.
저기 어도오름.
산의 이름을 불러보는 즐거움이 얼마만인가.
굼부리를 휘돌고 솟구쳐오는 바람.
그 바람과 하나되는 즐거움이 또 얼마만인가.
산.
솔.
향.
산과
솔과
그 산솔의 향의 아취가
여기 있다.
울울하지만
짧아서 서러운
이 솔길에서의 풍경은
덕현스님의 책의 제목을 닮았다.
『행복해라, 나 이 생에도 그대를 만났네』
노꼬메와 바리메
그리고
구름이 지워버린 풍경
그 풍경 꼭대기.
고려 공민왕 원년 1352년에 세워졌던 봉수대터.
이 고내 봉수대는
서쪽으로 어도 봉수대
동쪽으로 수산 봉수대와 교신하던 곳으로
애월진 소속이었다.
봉수대를 관리하던 수군은
고내봉 남쪽 사장거리에 주둔하면서
연화지와 관립과원에서 생산되는
연실, 연근, 귤 등을 진상하는 업무를 맡았다 한다.
비교적 그 원형이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이 되어있는데
그렇다면 이제 봉수대 안쪽의 나무의자는 치워도 좋을듯하다.
폭염에 지친 바다
그래서 더욱 푸르다.
폭염 속에서 만난 인연이
그래서 더욱 향기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