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성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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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 순흥면 소백산 월명봉의 성혈사.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데 현재는 대한불교 조계종 고운사 소속 사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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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그늘이 큰 산을 휘감고 있는 성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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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찰은 『광여도』, 『비변사인방안지도』 등에는 '성혈암聖穴庵'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다가 1872년 경북 영주 순흥부 지방도에서는 '성혈사聖穴寺'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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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혈사에는 다음과 같은 창건설화가 전한다.
의상대사가 소백산 기슭에 초암사를 짓고 있을 때였다. 초암사를 짓는 동안 매일 아침 일어나보면 지붕의 서까래가 없어지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그 없어진 서까래들은 모두 인근 숲속에 쌓여있었다. 이에 의상대사가 그 서까래가 발견된 자리를 기반으로 절을 세우게 되었으니 그것이 이 성혈사의 시작이라고 한다.
이 사찰 인근에는 바위굴이 있는데 이곳에서 성승聖僧이 수행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성혈사라 불리게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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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비로봉과 국망봉 남쪽 골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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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혈사 대웅전.
석가모니부처님을 본존으로 모시고 좌우에 지장보살과 관세음보살을 협시보살로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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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가 원만하고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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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혈사 신중탱화.
조선 영조 51년인 1775년에 조성했다. 상단에는 오른쪽에 제석천, 왼쪽에 위타천을 모시고 하단에는 천룡팔부를 모셨다. 경상북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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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꽃
수정.
성혈사 스님께서 도량에서 발견된 수정을 부처님 전에 올렸다.
스님의 그 마음이 여의보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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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배치된 전각들.
기슭을 따라 대웅전, 산신각을 건너 나한전이 보이고 요사채가 보이고 도서관이 보이고 선방이 보이고 그렇게 성혈사는
산을 타고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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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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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령 손에 붓이 들려있다.
문필을 관장하고 있는 산신령이다.
그렇다면 소원을 빌어도 될까. 당대 명필이거나 당대 명문이거나 간에 다 좋아요라고 말씀드린다.
붓을 쥐고 있는 산신령의 형상은 많지 않다고 하니 성혈사에 참배할 기회가 있으면 눈여겨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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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혈사 나한전.
석조 비로자나불과 16나한을 모시고 있는 전각이다. 정면 3칸 측면 1칸으로 다포양식을 하고 있으며 맞배지붕을 올렸다. 명조 8년인 1553년에 처음 건축되었고, 인조 12년인 1634년에 중축되었다고 한다.
보물 제382호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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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혈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나한전.
이곳의 꽃살문이 궁금해서 찾아온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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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혈사 나한전의 꽃살문.
정면 3칸이 모두 꽃살문으로 되어 있는데, 총 176개의 문양이 조각되어 있다. 전체 창호 넓이는 약 2.59㎡이며, 순수 문양은 890×1,457mm 크기이다. 궁궐 창호의 꽃살과 달리 생동감있게 표현되었다.
이 사찰 꽃살문은 부처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라는 점에서 큰 상징성을 가진다. 꽃살문의 꽃을 통해서 전각 자체가 꽃공양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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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가운데 어간문은 구품연지를 형상화한 문살이다.
연지蓮池를 통판에 통째로 새겨 문틀에 끼운 통판 투조 연지수금꽃살문 형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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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살문을 찾은 사람들은 창문 앞에서 숨은그림찾기를 한다.
연꽃, 벗풀, 물총새, 기러기, 왜가리, 개구리, 물고기, 용, 참게 등은 물론이고 동자승이 얼굴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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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마라 屈摩羅, 분타리芬陀利, 가마라迦摩羅 등이 피고지는 구품연지에 연꽃 향이 얼어있다.
창문을 열면 가두어 두었던 달빛이 연못으로 쏟아져 내려 비로소 연꽃을 깨우고 그 향이 세상으로 번져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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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오른쪽의 솟을빗모란꽃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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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판으로 모란을 조각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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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 왼쪽의 솟을빗모란꽃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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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오래된 창문 너머에 진 석조 비로자나불좌상과 16나한이 좌정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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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전의 비로자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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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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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등을 경계로 극락과 사바가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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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생 찰나멸이 천년 이끼로 돋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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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비 따라
흘러흘러
성혈사에까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