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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 5 오후
경남 의령 성수산 운암사로 가는 길은
구비구비 절벽 혹은 푸른 대숲이다.
구비진 길의 한 켠에
적막에 쌓인 운암사가 있다.
신라 애장왕 3년(803)년 창건된 운암사
전각은 대웅전뿐이고
조그만 삼층석탑 오른편으로 지장보살을 모신 조그만 건물이 있다.
홍의장군 곽재우가 이곳에서 수행을 했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대웅전에 참배하는데
웬지 마음이 애잔해진다.
의병의 자손은 가난한 독립군이 되어 의로움으로 버티고
독재자의 자손은 부를 세습하여 권력을 쟁취하는 그런 세상을 살다보니
웬지 발밑이 허전하다.
대웅전 뒤편의 조그만 석굴.
산신각이다.
도량은 작지만 마주한 산은 큰 이곳
스님은 출타 중인데
절을 지키는 강아지가 외로웠던지 재롱을 부린다.
스님이 안 계시다고 생각해서
조용히 참배하고 운암사를 내려왔다.
내려오는데 절벽 위에서
쓱쓱쓱쓱
눈길을 쓸어내는 스님의 빗질 소리가 들린다.
스님이 만들어놓은 길이 어디로 향하는 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길로
좋은 인연들이 걸어들어 오길
발원하고 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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