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표선면 매오름 가는 길
오름의 모양이
매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매오름이라 불린다.
머나먼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다 한다.
남해 용왕의 아들 삼형제가 국법을 어긴 죄로 이 섬에 보내졌다.
그런데 아주 가난했던 제주 사람들은
그들 삼형제를 귀히 대접하지 못했다.
이에 귀양이 풀려 돌아가던 삼형제는
제주도에 홍수를 내려 물에 잠기게 해 버렸다.
그런데 그들이 귀양살이할 때
어려움 속에서도 그들에게 마뿌리를 캐어 먹이는 등
인정을 베풀었던 이웃의 한 사람은 차마 외면하지 못해서
그를 매로 환생시키고
홍수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섬이 물에 잠기자
그 매는 가까이서 떠다니는 물고기를 잡아먹으려고 했다.
그러나 바닷고기도 용왕의 벌을 받는 고기라 잡아 먹어서는 안되므로
용왕의 아들들은
매의 머리를 눌러 꼼짝못하게 해놓았다.
그 결과
오름의 모양은
매가 머리를 내민 형상으로 굳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오늘도
제주 산간 지역에는
200mm의 폭우가 내리겠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아직 바다는 잔잔하다.
그러나
돌아서는 순간
먹구름과 함께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한다.
깊이 숲으로 피한다.
빗방울을 피하기에 숲보다 더 좋은 곳도 없다.
솔나무군락과 삼나무군락지를 지나서 만나는 대죽 군락.
댓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싱그럽다.
오름을 덮은 천선과와 더불어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는
매오름.
오름 기슭의 낙원정사.
정상에서 숲길을 따라 여기까지 내려온 후
다시 숲으로 걸어올라 하산길을 찾기로 했다.
대웅전의 석가세존과 지장보살, 관세음보살
최근에 조성된 사찰로 보이는데
불화가 인상적이다.
낙원정사에서 바라보이는 표선 앞바다.
이제 곧 큰 비가 내릴 듯하다.
청하지 않아도 찾아가 베풀고
받지 못했다고 원망하지도 말며
그렇게 그렇게
여름비처럼 시원하게 사는 것도 멋스럽겠다고 여겨지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