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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갑선이 오름

by 산드륵 2015.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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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갑선이오름.

이 마을 사람들은 이런 붓글씨체를 좋아하나보다.

손으로 쓴 듯한 '갑선이오름' 의 필체가 정겹다.

 

갑선이오름의 오르는 길.

우거진 숲은

대낮인데도 저녁 어스름처럼 어두웠고

인적마저 드물어서인지

아주 오래전 대부분의 제주 오름에서 느낄 수 있었던 

변형되지 않은 숲의 신선함을 만날 수 있었다.

 

옛길을 그대로 따라가

가파른 고개를 한번 넘으면

정상에 이른다.

표고 188m의 야트막한 산체.

 

갑선이오름의 정상.

숲이 우거져 세상을 다 조망할 수는 없지만

가시리 마을 너머 영아리오름은 선명하다.

 

갑선이오름 기슭의 가시리 마을은

공양왕의 복위를 꾀하던

고려말 예문관 대제학 한천이 유배되었던 곳으로

한천은

가시리의 설촌조이자 청주 한씨의 입도조가 된다.

한천이 살던 곳은 '돔박낭밭집터'로 남아있고

청주한씨 문중회에서 세운 충의사도 찾아볼 수 있다.

충의사 유허비의 비명은 면암 최익현이 제주에 유배되었을 때 쓴 것이다.

 

짧은 오름길의 아쉬움을 달래며

천천히 걸어내려오는 길.

붉게 돋은 새 잎이

꽃처럼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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