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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겨울 용눈이

by 산드륵 2018.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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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구좌읍 종달논길 용눈이오름.



아무리 느린 걸음이라도

30여분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는 곳.

산정 표고 247m, 비고 88m, 둘레 2,685m.



이곳 산정으로 이어지는 그리움의 높이

그 그리움의 최고와 최저 차

그 그리움의 둘레를

어찌 다 말로 하리.



『탐라지도』에는 용유악(龍遊岳)』



『제주삼읍도총지도』에도  용유악(龍遊岳)』



용이 노니는 산.



노닌다.

겨울이.



얼어붙는다.

마음이라는 것이.



얼어붙은 겨울 마음.



바람을 기다린다.

바람이 불면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부터인가

이곳의 이름은 용와악(龍臥岳).



용이 엎드린 오름.



마음껏 노닐지 못하고

한없이 엎드려 있게 된 이곳.

무엇 때문에 그리 되었을까.



저 산이 멀어서

그리 되었을까.



저 하늘이 잿빛이어서

그리 되었을까.



겹겹이 쌓인 슬픔에

발걸음이 휘청인다.



이제 어디서는

이곳을 용안악(龍眼岳)으로도 부른단다.



용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세상은 여전히 눈발 흩날리는 겨울.



그렇다면 이름을 바꿔야겠다.

원래의 용논이오름으로.

이제 곧 봄의 바람이 불어

얼어붙은 마음이 풀리면

슬픔이 더 쌓이기 전에

이리저리 많이 노닐어봐야겠다.

봄의 꽃들은

어디까지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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