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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세상

어느 스님의 시

by 산드륵 2009.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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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남 몰래 하늘을 걸레질 하는 구름

 

2월  나뭇가지에 매달린 물방울 속에 세상이 거꾸로 있구나

  

3월  새는 노래로 비우고 꽃은 향기로 비우네

 

4월  길 가다 거미 만나거든 허공에 집 짓는 법 배워두시게

 

5월  저렇게 파아란 하늘이 한조각도 세상에 물들지 않다니

 

6월  배는 슬프다 그러나 아름답다

 

7월  개구리는 냐옹냐옹 고양이는 개골개골 우주 노래방

 

8월  가다 반딧불 만나거든 스스로 빛 되는법 알아 채시게나

 

9월  물 한모금 마실때 마다 절 올리는 참새

 

10월 밤새 개들이 독경하더니 해뜨자 사람들이 짖기 시작하네

 

11월 찻잔은 얼마나 입술이 다녀 갔기에 다 앓아 버렸는가 

 

12월 솔잎차 한잔에 소나무 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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