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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세상

바보 노무현 울보 김대중에게 이 연꽃을 바칩니다.

by 산드륵 2009.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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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 따라 달리다가 

 성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나주에서 영암 월출산을 향해 달리던 길

 그 길가에서 만난 연꽃 

 

망호리의 만월정

 

소랏공원이라 이름붙인 그곳에는

연꽃 향기가 바람을 만나

숨은 향기를 한 줄기

풀어내고 있었다. 

 

 한없이

 연의 향으로 장엄한 그곳에서

 애당초 저 꽃을 두 손에 쥐어보게 되리라곤 생각지도 않았다.

 

 그런데 소랏공원 할머니께서

 꽃을 꺾어 내민다. 

 

촌부의 내민 손에

두 말 없이 달려가 꽃을 건네받았다.

 

그리고 그날 오후

지도에도 없는 월출산 깊은 산자락

그곳 상견성암 관세음보살님께

촌부의 연꽃을 전해 드리고 왔다. 

 

그때는 몰랐다.

 

 이 꽃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바치게 될 줄은.....

 

2009년 8월 18일

고단한 발걸음 끝에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날아온다.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

8월 18일 김대중 대통령

그렇게 꽃잎은 지고 있다.

 

두 사람과 함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가고

이제는 친일파와 뉴라이트만 남았다.

 

2009년 대한민국 앞에

흰 연꽃을 바친다.

  

"내 반쪽이 무너지는 듯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앞에서

눈물로 토로한 김대중 대통령의 그 말씀은

벗을 잃은

지독한 아픔 그것이었나 보다.

 

 종자기의 죽음 앞에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거문고를 부숴버린 백아

 그러나

 '백아절현(伯牙絶絃)'의 고사(故事)보다 더 지독하게

 잃어버린 반쪽을 따라 나머지 반쪽도 세상을 버렸다.

 

전생에 우리는 형제였던 것 같다라고 한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처럼

이 땅의 민중들을 위해 행동했던

바보 노무현과 울보 김대중 

 

 2009년

 가던 길에 만난

 바보와 울보에게  

 이 연꽃을 모두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