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따라 달리다가
성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나주에서 영암 월출산을 향해 달리던 길
그 길가에서 만난 연꽃
망호리의 만월정
소랏공원이라 이름붙인 그곳에는
연꽃 향기가 바람을 만나
숨은 향기를 한 줄기
풀어내고 있었다.
한없이
연의 향으로 장엄한 그곳에서
애당초 저 꽃을 두 손에 쥐어보게 되리라곤 생각지도 않았다.
그런데 소랏공원 할머니께서
꽃을 꺾어 내민다.
촌부의 내민 손에
두 말 없이 달려가 꽃을 건네받았다.
그리고 그날 오후
지도에도 없는 월출산 깊은 산자락
그곳 상견성암 관세음보살님께
촌부의 연꽃을 전해 드리고 왔다.
그때는 몰랐다.
이 꽃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바치게 될 줄은.....
2009년 8월 18일
고단한 발걸음 끝에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날아온다.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
8월 18일 김대중 대통령
그렇게 꽃잎은 지고 있다.
두 사람과 함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가고
이제는 친일파와 뉴라이트만 남았다.
2009년 대한민국 앞에
흰 연꽃을 바친다.
"내 반쪽이 무너지는 듯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앞에서
눈물로 토로한 김대중 대통령의 그 말씀은
벗을 잃은
지독한 아픔 그것이었나 보다.
종자기의 죽음 앞에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거문고를 부숴버린 백아
그러나
'백아절현(伯牙絶絃)'의 고사(故事)보다 더 지독하게
잃어버린 반쪽을 따라 나머지 반쪽도 세상을 버렸다.
전생에 우리는 형제였던 것 같다라고 한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처럼
이 땅의 민중들을 위해 행동했던
바보 노무현과 울보 김대중
2009년
가던 길에 만난
바보와 울보에게
이 연꽃을 모두 바친다.
'좋은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3.1절에 친일의 역사를 살펴보니...(다음 아고라 펌) (0) | 2010.02.25 |
---|---|
멈춤 (0) | 2009.09.11 |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그를 찾아 봉하로 (0) | 2009.08.16 |
노무현 대통령 추모 콘서트 (0) | 2009.06.25 |
독도는 이런 곳입니다! (0) | 2009.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