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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제주시 검은 오름

by 산드륵 2011.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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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연동 남쪽의 오라 2동과 인접해 있는 검은 오름

 

이곳이 신성한 터라는 것은

제주사람들에게 깊은 경외감을 안겨주는

'검은'이라는 그 이름에서 이미 알았다.

 

그러나 막상 찾아든 검은오름의 선경은

생각보다 훨씬 깊고 깊었다.

    

사람의 길은 끊겼고

신의 길은 모르니 잃어버린 길.

 

그 숲에서 만난 발자국

 

동물의 길을 따라 걸을 수밖에 없다.

 

길이 끝난 곳에서 만난 산의 노루들

 

가까이 다가가도 제 할 일만 한다.

 

사냥개가 다가오든

사람이 다가오든

 

미리 놀라지 않고 제 길을 갔다.

 

다시 원점에서 신발끈을 다시 맨다.

 

길을 잃은 것이 아니다.

찾고자 한 곳을 찾았을 뿐이다.

그리고 보고자 한 것을 보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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