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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날
한림읍 금악리의 누운 오름을 찾았다.
바로 앞으로는 이달봉이 속내를 보이는 곳.
마주선 촛대같은 이달봉을 바라보며
먼저 누운 이도 있다.
여러 봉우리가 감싸듯 돌아
둥글게 누운 오름 안에는
새끼 손톱처럼 작은 오름
무너진 한쪽 사면의 화산석들이 이채롭다.
용암 분출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듯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았다.
고구마같은 화산탄
돌마다 세월이 내려 꽃을 피웠네.
기슭을 걸으면 편안해지는 마음.
굼부리를 둘러싼 길이가 1700여미터에 이른다.
찬찬히 걷다가
풀잎도 씹어보며
그렇게 한가한 오후를 보낼 때
또 무슨 상념을 지니리.
연무에 갇힌 능선
그러나 내 시야는 맑음
고운 능선을 눈으로 밟으며 걸으니
어깨마저 가볍다.
오르기보다는
걷기에 편한 누운오름
주봉인 남서쪽 봉우리는 표고 406미터
북동쪽 봉우리는 398미터
도꼬마리처럼 인연에 기대어
세상구경 잘 하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