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신례천을 따라 도는 숲길을 따라 이승이오름으로 오르는 길에
신례천 생태로 2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해발 208m 서성로를 따라 달리다가 송목교에서 진입한다.
이승이오름까지 3.1km
천변을 따라 어두운 숲길을 걷는다.
물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상잣성
조선후기 한라산 밀림지대와 중산간 방목지 경계에 쌓은 돌담으로
신례 1리 이승이 오름 남쪽 해발 약 400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조선시대 이곳에는 10소장 중 9소장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9소장은 고근산에서 신례리 서중천에 이르는 드넓은 방목지역으로
마감, 군두, 목자 등이 말 5백여필을 길렀다고 한다.
또한 이 지역은 풍부한 산림이 우거져 있던 곳으로
표고 건조장과 숯 가마터 등도 군데군데 흩어져 있음을 찾아볼 수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전국 26개의 표고주산지 중 1곳이 제주였다고 하는데
제주에서의 본격적인 상업적 재배는 1905년경 일본인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승이오름은
오름 양쪽으로 계곡을 끼고 있는데
동쪽 화구 언저리에서 발원하는 계곡은 흘러흘러 종남천으로 가고
서록에서 남하한 계곡은 수악계곡과 만나 하례천을 이룬다.
모세혈관처럼 뻗은 새기내의 한 지점을 지난다.
출발지에서 약 1km지점
생각없이 걷다가는 옛길을 따라 숲으로 접어들기 쉽다.
옛길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안내하는대로 따라 걷기로 한다.
꺾여 굽은 나무
휘어 감긴 나무
숲의 사연은 숲의 나무가 아는가 보다.
태양이 작렬하는 바깥 세상과는 달리
이곳은 숲에 잠겨 안온하다.
낙엽길을 한없이 걷다보니
어느새 생태로의 종점이다.
여기서부터 이승이오름으로 오르면 된다.
이승이오름으로 오르는 길은 계단으로 잘 정비되어 있다.
헉헉거리며 계단을 벗어나고자 애쓰다보면
어느새 이승이 오름 정상일 것이다.
그렇다면 당초 이승이 오름의 능선을 따라걷고자 했던 계획에서 벗어나지만
2시간여를 걸어오르느라 사실 조금 지쳤다.
어쩌랴.
벌써 정상이다.
표고 539m 비고 90m
초록 능선의 이승이 오름
말굽형 분화구도 온통 숲이다.
숲을 먹어치우는 골프장
CJ 골프장
산안개인지 산구름인지 슬쩍 비껴난 사이로
웬 건물이 가시처럼 박혀있다. 정체를 모르니 나 홀로 답답하다.
정상에서 내려와 숯가마터를 찾았다.
조선시대 지방 관아의 주요 공진 품목이었던 숯에 대한 기록이
조선 이원조 목사(1792-1871)의 탐라지 '초시탄' 부분에 남아있다고 한다.
남정은 해마다 1바리 땔나무 1단을 받았다.
산촌에서는 골 대신에 숯 5말을 거두어 들였다.
대중 목사가 받는 것은 골 3700바리 땔나무 2200단 숯 82섬이다.
숯가마터에서 조금더 위로 올라간 곳에서는 일본군 갱도진지를 찾아볼 수 있다.
1945년경 서귀포는 일본군 108여단 관할지로
미악산이 108여단 사령부 주둔지였고 이승이오름은 그 전진 거점 진지였음이
'일본군 제 58군 배비개견도'에 표기되어 있다.
양쪽으로 두 개의 진입로가 보이는데
지금은 함몰되어 있다.
갱도 진지까지 살펴보고 시간을 확인했다.
약 2시간 30여분이 소요되었다.
시계는 저녁 6시를 가리킨다.
빠져나갈 일이 걱정은 되었지만
왔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내려가기로 했다.
그런데 뭐 이런 경우가 있나!
숲을 빠져나오니 곧장 시멘트길이다.
잠시 공황상태다.
돌아서서 숲으로 다시 되돌아갈까 생각했지만 이내 포기하고 그냥 걷기로 했다.
그런데 뭐 이런 경우가 또 있나!
내려온 길은 이승이 오름으로 오르는 또다른 산책로이다.
이승이오름
그 모양이 삵이 숨죽여 있는 모습과 닮아서
삵의 제주어인 이승이, 이슥이 등으로 불린다고 한다.
다시 산으로 오르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다.
신례천변이나 이승이오름의 느낌은 산뜻했다.
한차례 비를 흩뿌리려는듯 정상으로 구름이 모여들고 있었다.
노루들이 여기저기서 출몰한다.
숲으로 사라진다.
노루길을 따라 내려오니
이번엔 드넓은 목장지대가 펼쳐져 있다.
처음 시멘트길로 내려섰을 때는 곧장 서성로에 다다르리라 생각했는데
웬걸 다시 30분 정도를 더 걸어내려와서야 처음 출발한 송목교에 다달았다.
근두운을 타고 세상을 날던 손오공도
그곳이 부처님 손바닥 안이었다는 것을
......
알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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