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령산 청암사

2012. 7.31 저녁

 

불령동천으로 들어선다.

 

싱그럽고 한적한 길

청암의 계곡답게 바위들도 푸르구나.

 

'나무아미타불'이란 이름을 가진 바위.

이름을 기호가 아닌 의미로 부를 때

모든 사물은 생사의 길로 들어선다.

 

청암사원

 

바위에 새겨진 최송설당은

이곳 청암사의 중건을 위해 애쓴 분이라 한다.

 

청암의 물줄기를 따라걷는 길은

체온을 웃도는 폭염 속에서도 여유로웠다.

 

불령산 청암사

해발 1317m 불령산은 수도산으로도 불린다.

 

인근의 수도암은 이 청암사의 부속 암자로

청암사에서 수도암으로 가는 옛길이 깊은 산속으로 이어져 있다.

 

부도전의 대운당 비각

 

대운당 스님은 현재의 청암사를 중창한 분으로

이때 최송설당의 시주가 있었다 한다.

 

이 청암사는

소가 왼쪽 누운 와우형의 가람 배치를 하고 있는데

우비천이 있는 이곳이

소의 코 부분에 해당하는 곳이라 한다.

 

우비천

 

욕심을 버리고

목을 축인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코샘

 

담아갈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바위에 의미를 새기듯

뼈가 저리게 느껴야만

삶이 평안해질 듯하다.

 

바위에 새겨진 이들 모두 푸른 이끼에 덮여가는 곳.

 

대방광불화엄경 위로도

청아한 풀빛이 물들고 있다.

 

그 청아함 속으로

뒷짐 지고 걸어간다.

 

마음은 맑음

 

이 맑음이 한때일지라도

마음이 곧 변덕을 부릴지라도

여한이 없다.

 

김천시 증산면 평촌리 청암사

 

극락교 너머 보리수가 무성하다.

 

신라 헌안왕 3년 859년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청암사

 

삼소천이라길래

세번 웃고 한모금 마신다.

 

청암사 대웅전

도선국사가 처음 건립한 이후

조선 인조 25년 화재로 소실되는 등 여러 차례 소실과 중건을 거듭하다가

근대에 들어 대운스님이 중건해 놓았다.

 

시원스레 치솟은 팔작지붕의 대웅전

 

목조석가여래좌상이 본존불로 모셔져 있다.

 

색다른 느낌의 석가여래좌상

 

낮은 곳을 바라보는 여래의 눈길에

오만한 길손조차 저절로 낮추질 수밖에 없게 만든다.

 

가장 낮은 곳을 향한 여래와

여래를 둘러싼 후불탱과 신중탱, 산신탱,칠성탱, 독성탱의 화려함

 

닫집을 호위하고 있는 청룡과 황룡

 

공의 성품인 색의 세계

 

그 색의 세계를 풍경소리에 실었다.

 

법당 벽면의 아름다운 보살상들

 

사천왕

 

어린 호위무사의 웃음

 

진영각

 

대웅전 앞의 청암사 다층석탑

 

이 청암사 다층석탑은

원래 성주의 폐사지에서 발견된 것을 이곳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조선 후기의 5층석탑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청암사에서 한참을 쉬다가

다시 먼곳으로 달려야 하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내려왔다.

청암사 도서관이 보인다.

계정혜 삼학의 기본정신을 이은 전통강원답게

이곳 청암사에는 비구니 승가대학이 들어서 있고

그 푸른 정신으로

청암의 계곡도 지켜내고 있다.

산사의 푸른 기백만이

우리 강산의 마지막 보호막이 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