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녹하지악

by 산드륵 2013. 9. 1.
728x90

 

녹하지악.

9월의 첫 산행은

산록도로에서 만나는 원추형 오름 녹하지악이다.

표고 620.5m에 굼부리는 없다.

 

레이크 힐스 골프장 주차장에서

목장도로 윗길로 들어서면

오름으로 오르는 삼나무 길이 보인다. 

서쪽의 급사면과 달리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순백의 눈부신 이 산꽃길은

1900년대 초엽까지도 한라산 사슴들이 떼지어 다니던 길이었다.

겨울이 오면

한라산 사슴들이 이곳으로 내려와 무리지어 노니므로

이곳을 녹하지鹿下旨라 이름했었는데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의 남획으로 인해

한라의 사슴은 멸종되고

녹하지는 그 이름만 남게 되었다.

   

가을이 들어서는 녹하지.

겨울의 그 벗들이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하다. 

 

군산과 산방산

 

대병악, 소병악, 무악, 당오름, 정물오름

 

서영아리

 

고근산 앞으로 문섬과 범섬

 

돌오름, 노로오름, 삼형제 오름

 

거린사슴 뒤로 구름을 피워올리는 한라

 

가을은

한라에서 봉화처럼 피어올라

천천히 숲을 적시며 내려올 것이다.

 

산딸나무 아래서

조금은 이른 가을을 만난다.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은 이미 가을이어서

홀로 붉게 물들어 버렸다. 

 

 

 

 

 

 

 

'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오름  (0) 2013.10.06
다래오름  (0) 2013.09.15
한라산  (0) 2013.08.11
안덕면 돌오름   (0) 2013.08.03
세화, 행원, 월정 바닷가를 지나다  (0) 2013.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