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4
화엄사 연기암을 찾았다.
백제 성왕 때
인도의 고승 연기 대사가
화엄사를 창건하기 이전에
토굴을 짓고 가람을 세워
화엄법문을 설하시던 유서깊은 사찰.
지리산의 대가람 화엄사의 원찰이
바로 이 연기암이다.
감로수로
모든 번뇌를 씻고
정갈한 마음으로
화엄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다.
붓다의 손이
저마다의 간절한 서원으로 미열을 앓는 중생들의 이마를 식혀주신다.
이곳이 화엄의 정토임을 증명하는
문수보살
선지식을 찾아 헤매는
모든이들의 스승
이곳에서는
바람소리, 물소리조차
법문이다.
임진왜란으로 잿더미가 되어 축대만 남아있던 이곳에
연기암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1989년 종원선사의 서원으로
대적광전, 문수전, 관음전, 적멸당, 원응당, 일맥당 등이 건립되면서부터이다.
대웅상적광전
고요한 니르바나의 나라
대웅상적광전의 삼존불
삼존불을 모신 상단 옆으로는 보살상
연꽃 위에 앉아
선정에 들어있는 그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법당에 모셔진 진영은
아마도 이 연기암을 중창한 종원선사의 진영이 아닐까 싶은데
확인할 길이 없다.
대웅상적광전을 중심으로
문수전, 관음전을 비롯하여
적멸당, 원응당,일맥당 등이 주위에 들어서 있다.
삼층석탑
문수전
화엄의 세계에
선재와 함께 했던 문수
선재가 있어 문수가 빛나고
문수가 있어 선재가 빛나듯
고난의 세상을 건널 때
좋은 벗보다 좋은 등불은 없다.
외따로 떨어진 솔숲 사이 전각.
관음전
이곳의 관세음보살도 외롭지는 않을 듯하다.
함께 하는 벗들이 있어 외롭지는 않을 듯하다.
낱낱의 고통을 낱낱이 느끼는
관세음의 그 마음을
함께 헤아리는 이들이 있어 외롭지는 않을 듯하다.
아픔을 치유하는 것은
지혜.
지혜를 찾는 그 길에
함께 하는 벗이 있었으니
인생은 그것으로 충분히 행복하다.
행복했다면
더는 바라는 것이 없다.
인생의 마지막이야 결국 홀로 가야 하겠지만
그 길이 오기 전에 오래도록 이 길을 함께 했으므로
더는 바라는 것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