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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열안지오름

by 산드륵 2015.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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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그냥

지나쳐 버리기는 싫다.


 

늦은 오후.

제주시 오라동 열안지오름으로 가는 길.


 

오라골프장 안길에서

열안지로 오르는 1.8km의 길은

관음사 방향에서 열안지로 오르는 것과는

또다른 느낌을 준다.


 

가을.


 

가을의 제주 산야.


 

고열을 며칠 앓고난 후의 개운함같은 것이

바로

제주 산야의 멋.


 

열안지 가는 길에서

그 개운함을 맛본다.


 

오후의 햇살.

그림 속의 햇살처럼

반짝이나 뜨겁지 않다.


 

깊이 들어갈수록

몸이 가뿐해지는

가을산행.


 

산에서나 만날 수 있는 가을.


 

물봉선.


 

누구의 마음을 물들이려

이리 고운가.


 

산세가

줄지어 날아가는 기러기 형상이라 하여 열안지악, 열안악.

혹은 산세가

새알같이 생겼다 하여 여란지, 연난지 등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는 이곳.  

산세는 모르겠으나

가는 길은 오르락내리락 즐겁다.


 

편백나무 숲을 벗어나면

하늘 아래 한라산.


 

정상에서는 남좃은오름, 민오름.


 

제주시 검은오름이

여기서 제일 가깝게 보인다.


 

산박하.


 

열안지를 가득 채운 청보라빛 가을꽃.


 

왜승마.


 

졸갱이.


 

반가움.


 

꽃이름을 부르고

이웃한 오름들의 이름을 외며

혹은

참으로 오랫만에 만난 으름에 정신을 뺏기다보니

어느새

저녁 어스름이다.

좋은 시간이다.

짧아서

붙잡을 수 없어서

그래서

모든 시간은 좋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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