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도두항.
관탈도로 가기 위해
도두항을 찾았다.
관탈도는
도두항에서 23.5km의 거리에 위치한 섬.
도두항에서
1시간여의 거리.
미리 예약한대로
출항신고를 마치고
배에 올랐다.
승선하자마자
배는 달린다.
선상에 서서
마음이 균형을 채 잡지도 못했는데
배가 달린다.
닥치고
달린다.
20노트의 속도로
제주바다를
가로지른다.
그리고
검푸른 바다에서 만난
소관탈도.
『신증동국여지승람』「제주목」에 소화탈도(小火脫島),
『탐라지』「제주목」에서는 소화탈도(小化奪島)로
다른 한자어로 표기되어 있다.
소화탈도는 추자도 서남쪽에 있는데 석벽이 우뚝 서 있다.
두 섬 사이로 두 줄기 물이 교차하며 파도가 사납게 솟아오르므로
배들이 자주 표류하고 침몰되니, 왕래하기가 몹시 힘들다.
[小化奪島在楸子島西南石壁削立兩島之間二水交流波濤洶湧船多漂溺往來者甚苦之]
『탐라지』 등의 고문서에 의하면
소화탈도와 대화탈도에
해달이 서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는데
현재의 해달과 같은 종은
한국에 서식하고 있지 않으므로
수달 등의 다른 포유동물이
이곳에 서식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추정해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강태공들에게는
꿈의 섬.
접근할 수 없게 되어 있지만
이미 눈길은 대물포인트를 찾아보느라 여념이 없다.
소화탈도와 똥여의 모습.
똥여 주변은
조류가 세찬 곳으로
돌돔의 대물 포인트로 널리 알려진 곳.
성수기에는
명당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강태공을 태운 낚시배들이
경쟁하듯 바다를 질주하곤 한다.
그 강태공들을 태우고
12년 이상 바다를 누볐다는
선장님 덕분에
세심히 돌아볼 수 있었던 소화탈도.
그리고 저기 대관탈도.
바다가 허락하지 않으면
쉽게 접근할 수 없다는 이곳.
하늘과
구름과
한 점 바위뿐.
이곳이 바로 소화탈도.
사람은
허락하지 않겠다는 곳.
오롯이
바다와 섬뿐인 이곳에서
묘한 해방감을 느낀다.
망망대해를 벗하여
여태껏 낚아왔던 것도
벵어돔도 감생이도 아닌
아마 그 탁트인 자유로움, 모든 것으로부터의 해방감
그것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