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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농오름.
올 한 해
다들 어떠셨을까.
이러저런 일을 끝내고
올 한 해
할 일을 다 마쳤다는
가벼움으로
한 걸음에 다달은 오름.
고바위같은
가파른 산길도
그저 반가웁다.
큰사슴이오름에서 구두리오름
안돌, 밧돌 뒤로 펼쳐진 오름
물찻, 궤펜이, 성널오름
얼마만인가.
가로로 펼쳐진 무위의 자연.
산에서는
내 마음도 가로로 눕는다.
표고 552.1m 높이
바농오름 정상에
새로 생긴 길.
가파른 길이
굼부리로 이어진다.
바농오름 굼부리.
깊이 25m 둘레 600여m.
그리고
행복의 깊이와 둘레 역시
깊이 25m 둘레 600여m.
이만하면
이만한 깊이면
이만한 둘레면
행복한데
더 무엇을 바라나.
지그리, 민오름, 절물오름 건너 한라
그리고 다시
한라에서 이곳까지
한라의 들숨과 날숨이 이어져
이곳까지 닿은 안온함.
그 안온함을 품고
하산.
남은 시간에
더 버리고
더 나누고
그렇게
마지막을 태우고
따뜻한 볕 아래서
꾸벅꾸벅 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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