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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탐라계곡 단풍

by 산드륵 2022.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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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골에 가을이 깊었다.

 

 

나무의 가을

 

 

숲의 가을

 

 

900고지 능선에 흐르는 가을

 

 

버리고 떠나는 것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깊은 가을 숲을 걷는다.

 

 

숲에서 우연히 만나는 것들

 

 

바위를 사선으로 빗겨간 인위적 흔적들은 제주 4.3 당시의 총탄 자국들이다.

이 바위를 어찌 우연히 만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바위들은 제주 숲 곳곳에 널렸고 늘 우리 곁에 있었다.

 

 

숲길을 걷는다.

 

 

세상으로부터 멀어지는 길은 없다.

걷는 길이 세상이다.

 

 

한라가 길을 열어준 곳

 

 

한라가 허락한 이들만이 걸을 수 있는 곳

 

 

10월말

 

 

11월 초순

 

 

열두 달력 중

10월말 11월 초순쯤이면 산사람들은 누구나 한라로 향한다.

그것은 길의 멋을 아는 산사람들의 운명이다.

그 운명을 걷는 맛이라고 부른다.

 

 

저마다

한라가 허락한 길로 산을 향해 오른다.

 

 

그곳이 어디든

인연이 맞이해주는 길로 어서 떠나라.

 

 

가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인연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인생에 대해서 묻지마라.

산길을 함께 걷는 햇살과 바람이 이끄는대로 이 가을을 보내듯 그렇게 살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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