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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있길래

황매산 바람 흔적 미술관

by 산드륵 2009.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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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13일 두번째 일기

 

 8월 12일

봉하마을에서 노공을 만난 후

영암 가야읍에서 지친 여장을 풀었다.

8월 13일

안개가 멀어지는 길을 따라 황매산으로 스며들었다.

 

 

 

 목적지는

 황매산 자락 가회면 둔내리의 영암사지였지만

 가는 길에 잠깐 걸음을 멈췄다.

 

 

 

인적 드믄 산길의 바람 흔적 미술관

 

 

 새벽에 내린 비

 

 

그 비에

말끔히 세수한 고운 얼굴의 아침 미술관

 

 

 그러나

 미술관의 작품들보다는

 아침을 못 먹은 중생들에게 먼저 눈이 쏠린다.

 

 

 풀잎을 뜯어 내밀어 본다.

 

 

맛나게 먹는다. 서로 양보란 없다.

 

 

더 주세요...

 

원망스런 눈동자...

 

미안하다...

 

 

 전시실은 1층

 찻집은 2층

 전망대는 3층

 

 전시실보다 3층 옥상에 먼저 올라 잠시 서성인다.

 벤취에 앉아 천년을 기다린들 

 바람 흔적이야 찾을 수 있겠는가마는.

 

 

옥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미술관 전경.

바람이 멈추어 버린 풍경을 바라보다 발길을 그만 돌린다.

 

 

2층 찻집

 

 

난로 하나 때문에

겨울이라면 제법 아늑하기도 하였겠다는 생각이 든다.

 

 

구석진 곳의 솟대들이 이 찻집의 주류들.

 

 

손장난을 좋아하나 보다.

 

 

 순정만화의 한 컷들도

 이곳 찻집의 소품들과 어울려 있다.

 

 

 나비에게서 짚풀 냄새가 난다.

 

 

달걀은 진짜?

 

 

 들꽃을 키우는 방법이 좋다.

 

 

 차값

 알아서 내시고

 

 

 다들 잘 사시길 빈다.

 

 

 1층 미술관

 

 옥상에 먼저 올라가 보느라

 맨 나중에야 문을 삐걱 열어보았는데

 창문틀 밖 풍경이 그중 제일 마음에 들었다.

 

 

 전시실 가득 온통 장승

 어느 마을로 행차를 하시려나.

 

 

 미술관 정원에는

황매산을 향해 서서

수신을 기다리는 바람개비들

 

 

 그리고 골절된 사람.

 하반신 위에 놓인 상반신이

 맞지 않는 갑옷 모양 부담스럽다.

 

 

북어를 올려 날마다 재를 지내는 모양.

세월이 녹처럼 묻어 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에도

 바람은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스스로가

바람의 흔적이었음을 알지 못하는 한

영원히 교신은 불가능하겠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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