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 오는 길
언제나 함께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은 아니다.
표고 약 421m 비고 약 100m의 세미오름
남서향으로 벌어진 굼부리는 숲에 가려 만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혹시 졸졸거리는 산의 샘이라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안고 올랐다.
울창한 삼나무와 소나무들이
6월의 햇살을 가리고 있는 솔길.
마른 솔잎을 밟으며 걷는다.
산향이 싱그러운 오름이다.
만개한 인동초
가까이에서는 그 향이 없다.
그러나 꽃에서 멀어지자
은은하게 감싸는 향기가 밀려온다.
여름이면
제주 오름에 지천으로 피는 꽃
이름은 잊었다.
6월의 잦은 안개에 가려진 풍경들
꾀꼬리오름
꾀꼬리오름과 세미오름 사이 큰길가 근처는
과거에 제중원이 있던 곳으로
제주시에서 성읍 방향으로 가던 이들이 머물다 가는 곳이었다.
지금도 원동, 원터 등의 지명이 남아 있다고 한다.
울창한 솔숲이 터진 사이로 보이는
우진제비, 그 뒤로 보이는 거문오름
솔길이 그만 시선을 거두고 천천히 걸어라 한다.
이제 작별을 앞둔 찔레꽃
꽃잎을 떨구기 전에 눈인사라도 하고 싶었나 보다.
개복숭아를 만났다.
반가웠다. 유년의 추억을 품고 산속 깊은 곳에서 알알이 익어간다.
정상에서 바라보이는 풍경
희미하게 다랑쉬도 보인다.
멀리 서우봉
알바매기
6월의 안개는 전조인가.
올해는 예년보다 훨씬 이른 장마가 다가올 것이라 한다.
가파르게 경사진 내리막길을 벗어나니
어느새 숲길의 끝에 다달았다.
이 산의 북동쪽에 있다는 샘물은 찾지 못했다.
다시 산의 밖에서 출발하여야할 이유가 생겨서 좋다.
하양나비-김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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