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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31일
겨울 여행을 마무리해야 할 아침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그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라는
법정스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불일암을 내려왔다.
산길을 빠져 나와 구산선문 앞을 지난다.
구산스님의 뜻을 기리어 9개의 기둥으로 만들었다는 구산선문.
허리를 굽혀 통나무의 가운데로 지나는 길이 바로 '행복의 문'이라 불리는 곳이다.
누구에게나 따뜻했던 구산스님의 마음이다.
행복의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적광전이 있고 구산스님의 사리탑을 만날 수 있다.
효봉스님, 구산스님, 법정스님
행복하게 마무리한 그 사람들을 기억한다.
스승과 도반의 향기를 따라 걸었을
아름다운 그 사람들을 기억한다.
승보종찰 조계산 송광사
마음은 바람에 맡기고
모든 결계를 풀어버린다.
불일천을 건넌다.
소박하고 무겁지 않은 현판이 눈길을 붙든다.
송광사는 동안거 중
습관처럼 한 모금 마시고
모든 업장이 씻어지기를 발원한다.
굳은 업장도
언젠가는 슬슬 풀려
모양도 흔적도 없으리.
송광사 대웅보전
언제봐도 마음이 먼저 놀란다.
장엄하면서도 섬세한 마음의 결을 보는 것같다.
지장전
설법전
진여문
승보전
비사리 구시
절에서 큰 행사가 있을 때 밥을 저장하던 통.
쌍향수, 능견난사와 함께 송광사의 3대 명물로 불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들이 빛나 보이는 것도
이곳에 깃든 눈밝은 사람들의 향훈 때문이지 않나 싶다.
맑은 마음이 깃들면 겨울바람 속에 홀로라 해도 두렵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