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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말사 천자암
가파른 길 하나만 넘으면 된다.
언제나 한 고비만 넘으면 된다.
나무아미타불
한 고비만 넘으면
마음은 솟은 종각처럼 시원하다.
종각에 기대어 저 멀리 능선을 바라본다.
능선을 눈에 담은 사람의 마음에
내 눈이 베일듯 아슬아슬하다.
천자암
조계산 호랑이 활안스님이 머무시는 곳.
활안스님은
1974년 송광사 구산스님의 권유로 처음 이곳에 들어와
보조국사의 맥을 잇고 있다.
활안 스님의 염화조실
활안스님께서 전남 백운산에서 홀로 토굴 수행을 할 때는
꿈길로 오신 부처님께서 팔베개를 해주시며 하신 말씀이 생생하시단다.
"너만 외로운 것이 아니란다. 과거, 현재, 미래의 부처들도 다 그렇게 외로웠단다."
부처님 팔베개에
밤새 뜨거운 이슬이 흘러내리지나 않았을까 마음이 저려온다.
천연기념물 제 88호로 지정된 천자암 곱향나무 쌍향수
고려말 보조국사 지눌스님과 제자인 담당국사가
중국에서 돌아와 천자암을 세울 때
짚고 다니던 향나무 지팡이를 나란히 꽂아둔 것이 이리 자랐다고 한다.
한 나무가 다른 나무에게 절을 하는 듯한 모습이
스승인 보조국사에게 예를 표하는 담당국사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는 쌍향수.
한 사람이 밀거나 여러 사람이 밀거나 한결같이 움직이며
나무에 손을 대면 극락에 갈 수 있다고 전해지는
송광사의 3대 명물 중의 하나다.
나한전에 들어 참배했다.
스님의 좌복에 온기가 남아있었다.
겨울 바람이 안으로 스미지 못하고 밖에서 서성거리던 이유를
스님의 좌복을 보고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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