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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의 무소유 길을 따라 걷고 있다.
불일암 가는 길
옛 표지목도 그대로다.
무소유 길
행복으로 가는 길
산길을 홀로 걸어와
대숲의 바람소리 들릴 때면
마음이 그리 행복했었다. 오래전 기억이다. 스님이 불일암에 계실 적 이야기다.
스님이 불일암을 떠났어도
스님을 뵈려면 불일암을 찾는다.
아름다운 마무리
스님이 머무시던 요사채 쪽으로 올라가던 옛길 대신에
새로운 댓잎의 길이 불일암으로 천천히 걸어올라가게 한다.
불일암
스님이 아끼시던 파초는 그새 사라지고 없다.
불일.
무슨 뜻일까.
붓다의 햇살일까.
방안 가득한 따뜻한 햇살이
문을 열면 온누리에 퍼질 듯한 불일암. 추억 때문일까.
스님의 의자가 햇살을 받고 있다.
이 의자 하나면 행복하셨다.
단정히 앉아 먼 곳 바라보기를 좋아하셨다.
송광사 7대 국사 자정국사의 부도비
스님의 부도는 없지만
그리 좋아하던 바람과 나무들 곁에서 행복하시리라.
노을이 다가오고 바람은 부드러우니 더 행복하시리라.
스님께서 머무시던 요사채
툇마루에 앉아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노래나 하나 불러봐라.
그때 그럴 줄 알았으면 제대로 한 곡 배워둘 걸 하는 아쉬움에 마음이 허하다.
목탁보다 작은 빗자루
털어낼 먼지가 많지 않았나 보다.
스님은 가고
스님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자꾸 오고
그렇게 불일암의 하루는 흐르고 있다.
큰절에 내려가서 짐을 풀고
내일 아침 일찍 다시 올라오거라
스님께서 그리 말씀하실 때 그 말씀을 들을 걸
수십년이 지난 이제 다시 올라왔지만
이미 스님은 가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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