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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선문(訪仙門)
신선을 찾아가는 문
밤 사이
설국으로 변한 제주
흰눈을 밟으며
신선이 사는 곳으로 접어든다.
등영구(登瀛邱)
한라산을 오르는 옛길이었던 이 길목은
'바위가 탁 트인 곳'이라는 의미에서 '들렁귀'라 불리던 곳이었는데
이후에 시인묵객들에 의해 그 소리를 빌어와 '등영구(登瀛邱)'라고 불리게 되었다.
제주 영문(營門)의 전렵(田獵) 장소로서 제주의 관원들이 자주 찾던 이곳은
영주십경 중의 하나인 영구춘화로 불리는 곳으로
'영구춘화(瀛邱 春花)'는 '등영구'의 '영구'를 빌어와 지은 것이다.
방선문.
'영구춘화'라 하여
봄의 풍경을 이곳의 최고라 치지만
눈꽃이 피어난 오늘의 풍경도 그에 못지 않을 듯싶다.
신선이 보이지 않아 신선을 불렀다는
환선대(喚仙臺).
바위 틈에 쪼그리고 앉았던 신선이
막상 고개를 내밀면
뭘 어쩔 것인지 궁금하다.
사람은 사람의 소리를 들으니
신선은 신선의 소리를 듣겠지.
정말 신선을 만나고 싶다면
스스로 신선이라 치고 노니는 수밖에 없다.
저마다의 소망을 닮은 돌탑들
이곳을 찾았던 이들이 쌓아올린 돌탑을 보고
신선은 조그만 인기척이나마 느꼈을까.
이명준
등영구
방선문
환선대
이래서 들렁귀
신선의 세계에 들었으니
신선처럼 놀아볼까
인간사에 뒷짐지고
천천히 걸어볼까
빛이 얼어
바위에 맺혔다.
신선의 흔적이 없다.
아무도 물을 마시러 나오지 않았다.
신선이라 치고
신선이라 치고
아득히 빠져드는 길
신선이라 쳐도
신선이라 쳐도
아직 마음 깊은 곳에는 한줄기 애증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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