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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었다.
비치미에 올라서야
새삼 알았다.
나 홀로 여지껏 겨울이었음을 알았다.
비치미
햇살은 더없이 따뜻하고
바람은 여전히 차가운
비치미의 능선에 마음을 기댄다.
그 햇살과 그 바람 속에서
잠시 쉬어간다.
개오름
좌보미
따라비
저 멀리 높은오름, 다랑쉬, 동거미, 백약이오름
큰사슴이, 성불오름
한라와 성불오름
부대악과 거문오름
이렇게 낱낱이 이름을 불러본다.
이름을 부르면 함께 했던 추억이 대답한다.
비치미 굼부리의 진달래
두꺼운 바람막이 외투를 벗지 못한 그대가
마음에 크게 걸린다.
보옴
그 눈부심이 벅차다.
그 눈부심조차 시리고 시리다.
저 건너 개오름에서부터
꽃을 따라 걸어올라온 길
비치미의 정상에 올라
가슴에 꽃을 단다.
여기서 멈추고 싶다.
그러나 걸음은 어느새 꽃을 버리고
비치미와 연결된 도리미로 향하고 있다.
걷는가 하면, 뛰기도 하면서
큰 세상 속에서 제각각 살고 있는 소떼들의 모습을 오래도록 지켜본다.
인간사와 다르지 않다.
높은오름과 다랑쉬가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민오름, 거슨새미도 가깝다.
고운 길 끝의 도리미 정상
표고 312m 도리미의 정상에도
진달래가 한창이다.
뒤돌아보니 비치미.
비치미에서 보지 못한 그 굼부리를
도리미에서 본다.
영주산
개오름도 훤히 보인다.
봄이다.
한라를 향하는 봄길을 따라
다시, 뚜벅뚜벅
걷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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