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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선면 가시리 갑마장길을 따라 은하수가 흐른다.
차를 세우고 한참을 마주본다.
눈물로 씻은 얼굴같다.
설오름을 찾아
따라비오름 가는 오솔길을 따라가다가
오른편으로 살짝 벗어나
모루농장 안으로 들어갔다.
설오름 길이 여기에 있다.
찔레꽃이 먼저 찾아와 오월의 인사를 건네는
설오름 가는 길.
찔레의 향기를 쫓아 오르다 보니
어느새 표고 283m의 설오름 정상
삼각점 뒤로 따라비
따라비 뒤로 큰사슴이
병곳오름과 번널오름
모지오름
갑선이오름
발밑에는 미나리아재비
서양민들레
기름통처럼 생긴 산불감시초소에는
산불을 초기 진화할 물통 두 개.
모든 것이 그렇고 그렇다.
그렇고 그런 세상을 뒤로 하고
솔길 따라 걷는다.
은대난초
오늘 산길에서는
유난히 흰꽃이 눈에 띤다.
고와서 손대기가 싫은 어린 은대난초.
설오름의 굼부리
장딸기가 군락을 이뤄 익어가고 있다.
화사한 5월의 꽃숲
때가 되면 찾아와주는
고마운 산벗들.
바람에 얼굴을 다치더라도
고개 들어 활짝 웃어주길
오늘 하루의 인연뿐인 나그네는 바란다.
바람마저 붉게 물들이는 참꽃처럼
꼭 한번은 그렇게 웃어주길 바란다.
5월의 산길은 꽃길.
스스로를 꽃으로 장식한 산에게서 듣는다.
스스로가 더없이 귀하고 귀한 꽃임을 알고 한번은 꼭 환하게 웃을 수 있기를
꽃으로 장식한 5월의 산에게서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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