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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의 바닷가
가을 바닷가는 위험하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흔들린다.
그래서
가을에는
시선을 멀리 두어야 하는가 보다.
들여다보면
쩍쩍 갈라진 마음
갈라진 틈새로
포말이 인다.
가을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다큐멘터리를
다시 보면서
서럽게 울던 한 사람이 생각난다.
김지영 감독의 백년전쟁을 보면서
서럽게 눈물을 쏟던 한 사람이 생각난다.
눈물보다는 분노가 쏟아질 터인데
그 사람은 그렇게 서럽게 울더라.
그 사람은
가을을 견뎌내지 못할 것 같다.
젠장.
나도 가을을 안다.
이 가을에 나는 남은 여생을 어떻게 살고갈까 그것을 고민 중이다.
모든 원망을 풀고
다 주고
다 이해하고 가려하는데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질척거리는 상념을 버려두고
바닷가 절벽을 기어 오르니
올래길이란다.
싱겁게 웃었다.
봉수대가 보인다.
연락하자.
마음이 닫히기 전에 연락하자.
지난 주에는 김지영 감독의 백년전쟁을 보았는데
이번 주에는 태준식 감독의 어머니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