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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佛家思議

정암사

by 산드륵 2014.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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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29일

 

강원도 정선군 태백산 정암사까지 올라왔다.

경북 봉화에서 많이도 올라왔다.

젊은날 이곳을 처음 찾았던 그때는 겨울이었고

눈이 무척이나 많이 왔었다.

 

정암사의 옛 이름은 석남원(石南院).

자장율사가 석남원을 창건하면서

당나라에서 가져온 진신사리를 이곳 수마노탑에 봉안했다고 전해진다.

 

삼국유사의 자장정률(慈藏定律)에 실려있는 자장율사의 이야기다.

 

대덕(大德) 자장(慈藏)은 김씨(金氏)이니

본래 진한(辰韓)의 진골(眞骨) 소판(蘇判; 삼급三級의 벼슬 이름) 무림(茂林)의 아들이다.  

그의 아버지는 맑은 요직을 지냈으나 뒤를 계승할 아들이 없으므로

삼보(三寶)에 마음을 돌려 천부관음(千部觀音)에게 아들 하나 낳기를 바라고 이렇게 빌었다.  

"만일 아들을 낳게 되면 그 아이를 내놓아서 법해(法海)의 진량(津梁)으로 삼겠습니다."  

갑자기 그 어머니의 꿈에 별 하나가 떨어져서 품 안으로 들어오더니 이내 태기가 있어서 아이 하나를 낳았는데

석존(釋尊)과 같은 날이므로 이름을 선종랑(善宗郞)이라 했다.  

그는 정신과 뜻이 맑고 슬기로웠으며 문사(文思)가 날로 풍부하고 속세의 취미에 물들지 않았다.  

일찍이 두 부모를 여의고 속세의 시끄러움을 싫어해서 처자를 버리고, 자기의 전원(田園)을 내어 원녕사(元寧寺)를 삼았다.  

혼자서 그윽하고 험한 곳에 거처하면서 이리나 범도 피하지 않았다. 

 고골관(枯骨觀)을 닦는데 조금 피곤한 일이 있으면 작은 집을 지어서 가시덤불로 둘러막고,

그 속에 발가벗고 앉아서 조금만 움직이면 가시에 찔리도록 했으며, 머리는 들보에 매달아 어두운 정신이 없어지게 했다.

 

 

만년(晩年)에는 서울을 하직하고

강릉군(江陵郡; 지금의 명주溟州)에 수다사(水多寺)를 세우고 거기에 살았더니

북대(北臺)에서 본 것과 같은 형상을 한 이상한 중이 다시 꿈에 나타나서 말했다.  

"내일 대송정(大松汀)에서 그대를 만날 것이다."  

자장이 놀라 일어나서 일찍 송정(松汀)에 가니 과연 문수보살(文殊菩薩)이 감응(感應)하여 와 있었다.  

그에게 법요(法要)를 물으니 대답하기를,

"태백산(太伯山) 갈반지(葛蟠地)에서 다시 만나자."하고 드디어 자취를 숨기고 나타나지 않았다.  

자장이 태백산(太伯山)에 가서 찾다가 큰 구렁이가 나무 밑에 서리고 있는 것을 보고 시자(侍者)에게 말했다. 

 "이곳이 바로 이른바 갈반지이다."  

이에 석남원(石南院; 지금의 정암사淨岩寺)을 세우고 대성(大聖)이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이때 늙은 거사(居士) 하나가 남루한 도포를 입고 칡으로 만든 삼태기에 죽은 강아지를 담아 메고 와서 시자에게 말했다.  

"자장을 보려고 왔다."  

문인(門人)이 말했다.  

"내가 건추(巾추)를 받든 이래 우리 스승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자를 보지 못했다.  너는 어떤 사람이기에 미친 말을 하는 게냐."  

거사가 말한다.  

"너는 너의 스승에게 아뢰기만 하면 된다."  

시자가 들어가서 고하자 자장도 깨닫지 못하고 말했다.  

"필연 미친 사람이겠지."  

문인이 나가서 그를 꾸짖어 쫓으니, 거사가 다시 말했다.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아상(我相)을 가진 자가 어찌 나를 볼 수 있겠느냐."  

말을 마치자 삼태기를 거꾸로 들고 터니 강아지가 변해서 사자보좌(獅子寶座)가 되고 그 위에 올라앉아서 빛을 내고는 가버렸다.  

자장이 이 말을 듣고 그제야 위의(威儀)를 갖추고 빛을 찾아 재빨리 남쪽 고개에 올라갔으나

이미 아득해서 따라가지 못하고 드디어 몸을 던져 죽으니, 화장하여 유골(遺骨)을 석혈(石穴) 속에 모셨다.

 

그 자장율사의 사연이 깃든 이곳 정암사.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하면서

부처님 진신 사리를 모시고와 봉안한 적멸보궁으로 더 유명하다.

 

적멸궁.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진 수마노탑을 향해 예배하도록 되어 있다. 

 

자장율사가 꽂아놓은 주장자.

새 잎을 틔우며 자라고 있다고 한다.

 

수마노탑

 

돌을 벽돌처럼 잘라 만든

7층 석탑이다.

자장율사는 이곳 정암사 세 개의 탑에

세 과의 진신사리를 모셨는데

그중 금탑과 은탑은

중생들의 탐심을 부를까봐

은밀히 숨겨놓았다고 한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강원도의 비는

금세 굵어진다.

겨울에는 눈이 그리도 내리더니

이 여름에는 큰 비가 올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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