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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민오름 산책길

by 산드륵 2015.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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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니에서 민오름으로 빠지는 길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아스팔트길에서 숲으로 들어서자마자

한라의 깊은 속살이 보인다.

 

조릿대의 길

 

줄딸기의 길

 

더듬이가 제 몸의 크기보다 훨씬 긴 곤충이

더더욱 경계를 늦추지 않는 길.

사려니 길을 지나는 자동차들의 경적소리와

소리를 죽인 깊디깊은 숲속의 풍경 속에서

나는 잠시 혼돈을 느낀다.

 

그러나 혼돈은 잠시 접어두고

새 살 돋는 숲 속에서

그들과 함께 깊은 숨을 들이쉰다. 

 

박쥐나무의 길

 

용둥굴레의 길

 

등수국의 길

 

등수국은

암벽과 나무줄기를 타고 20여cm 정도 자라는데

제주도, 울릉도, 일본, 사할린 등지에 분포한다.

참꽃을 둘러싼 흰 꽃은 헛꽃이다.

헛꽃이 3-4개인 것이

바위수국과 차이가 난다.

바위수국은 헛꽃이 1개.

 

곱다.

그 빛깔과 그 향기와 공존할 수 있어서 기쁘다.

날마다 슬프고 날마다 고단한 일상 속에서도

저들만큼 고와서 기쁜

그런 순간순간과 마주치고 있음을 놓쳐서는 안되겠다. 

모두가 꽃이다.

 

한라산 족두리풀의 길

 

말나리의 길

 

어떤 빛깔의 꽃잎이 열려

환히 빛날지 기다려진다.

 

산들바람을 따라 걷다보니

민오름 밑으로 난 목장길로 빠져나왔다.

숲에 젖어들기에는 너무 짧은 아쉬운 길.

그러나 한줌의 향기만으로도

일주일은 버틸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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