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장산 대원
가히 방장이라 할 수 있는 지리산의 너른 품에 안긴 대원사.
사찰 입구의 안내도를 보니
하늘 아래 첫동네 유평리에는
지리산과 대원사뿐이다.
신라 진흥왕 548년 연기조사가 창건하였고
창건 당시에는 평원사로 불리다가
대원암 그리고 대원사로 사찰의 명칭이 변화하여 왔다.
현재의 대원사는
여순사건 당시 전소되었다가
1959년 법일스님에 의해 중창된 것이다.
방장이 품은 대원은 무엇일까.
지리산을 아는 이들은
묻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을 터.
대원사 대웅전.
매화, 난, 국화, 대.
절집에서 만나는 사군자.
이것도 이렇게 보니 새롭다.
대웅전과 원통보전, 그리고 저기 종각까지
길게 늘어선 전각들.
마침 사시예불 시간이다.
법당 내부를 찬찬히 돌아볼 수는 없었지만
예불 소리를 들으며 참배할 수 있어서
아쉬움은 없었다.
원통보전.
지붕의 한 면이
그대로 문으로 이어진 양식으로
이와 같은 형태의 전각은
여수 흥국사에서도 만나게 될 것이다.
뒤로 물러서 바라보니
원통보전의 독특한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사리전의 구층석탑
사리전은
스님들의 참선도량이라 들어갈 수 없었기에
담장 너머에서 예배했다.
신라 자장율사가 진신사리를 모셔와서 조성했다는 사리탑.
사리탑을 모신 사리전.
등잔의 등불이
또다른 등잔에 불씨를 이어줘도
서로 뜨겁다 울지 않는 것처럼
서로 걸리지 않는 것처럼
이 도량을 밝힐 누군가의 사리가
사리전의 진신사리와 하나가 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상쾌한 지리산의 아침을 들이 마시고
다시 길을 떠난다.
돌아서 나오는 길에 만난 부도전.
법일스님의 부도.
그 이전은 부모미생전(父母未生前)인가.
석봉당 방광탑
효봉당 방광탑.
빛을 찾아 태양 가까이 가지 않아도
구름 걷어 버리면
그곳에 있던 빛이 드러난다는 것을 알아버린 분들인가.
곳곳이
빛나니
이게 지리산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