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27일.
바람따라 흐르는 길에서 만난 상사화.
꽃이 져야 잎이 돋는 상사화처럼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혹은 만나지 못하였음에도 헤어지는 일이 있는 것이
모두 시절인연법.
그 인연의 길을 따라
전북 고창군 고창읍 월곡리 방장산 상원사에 들어섰다.
벡제 성왕 24년 546년
고봉과 발용 스님이 창건하였고
그 이후 수차례 중건을 거쳤는데
현재의 대웅전은 조선 영조 때에 이르러 지어진 것이다.
대웅전에 들어 삼존불을 친견한다.
중앙에는 석가모니불을
좌우에는 비로자나불과 노사나불을 모셨다.
창건 당시에는
동서로 솔치와 사자치
남북으로 취암과 용초에 이르는 대가람이었으나
조선조 억불청책으로 폐사에 이르렀던 이곳.
창건 당시의 상원사는
현재의 상원사에서 좀더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었으나 결국 폐사되었고
현재의 상원사는 당시의 9 암자 중의 하나였던 곳이다.
백의 관음.
방등산이라고도 불리는
이 방장산 깊은 골짝 어딘가에서
아마도 백제 여인의 방등산가를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나한전
석가모니불과 보살을 상단에 모시고
좌우에 나한님을 모셨다.
참배객이 있어 내부의 나한상은 찍지 못했다.
나한전 벽에는 달마.
배롱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다.
무더운 여름날.
산소식을 들은 꽃들이
가람에 들어 쉬고 간다.
요사채 옆 공양간에서는
공양주보살님이 국수를 삶아 내미신다.
승소! 승소!
스님이 아니어도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상원사 산신각.
방장산을 지키는 할머니 산신이
호랑이와 함께 앉아 있다.
오래전 일이지만
새벽 도량석 때가 되면
호랑이가 스님을 따라 도량을 돌다가
부도밭으로 사라지곤 했다.
호랑이가 다니던 그 길로
지금은 차들이 오고간다.
할머니 산신각 위로는
할아버지 산신각.
오래전부터
산신기도처로 이름난 곳이었다.
2017년 여름 산사 순례.
일만물지종(一萬物之宗).
모든 것의 근본은 하나인데
그 하나를 바로보라는 스님의 말씀을
걸망에 지고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