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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구름 그리고 섬

물영아리

by 산드륵 2019.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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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물영아리



초록의 시간



저편의 붉은오름



저편의 마른영아리



그들의 시간도

초록의 파장으로 물들었다.



봄이 간다.



봄이 가는 그 길로

벗이 온다.




물영아리에서 만나는 길벗



새우란.



갈만한 것들은 가고

올만한 것들은 오는

그 길.



그 길이 행복했던 것은

꽃님이 있어서.



환한 금새우란



때를 기다리는

키작은 새우란.



그들과 어쩌다 마주칠 때에는

마음이 먼저 알고

향기가 퍼졌다.



물영아리 둘레길을 돌아가면

정상의 습지까지는 왕복 3.4km



천개의 계단



그 계단 너머 습지



마른 물냄새가 먼저 풍긴다.



물영아리 습지



2000년

전국에서 최초로 지정된

습지보호지역이다.



장마철에는 화구호를 형성하고 있다가

건조기에는 습지로 변하는

독특한 수문 환경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아주 오래전

어느 장마철에는

이 길을 걸으며

찰랑이는 물소리도 들었었는데

이곳의 환경도

이제는 많이 바뀌었나 보다.



물영아리 습지로 오르는 두갈래 길

계단길과 능선길



계단길을 버리고

둘레길과 능선길을 걸었기에

만났던 벗들.



발목을 붙드는 들녁의 고운 꽃들.



그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그들이 아니었더라면

이 길의 행복을 깨닫지 못했을 터.

참으로 고마운 봄.

그러나

그럼에도

그 봄을 붙들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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