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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물영아리
초록의 시간
저편의 붉은오름
저편의 마른영아리
그들의 시간도
초록의 파장으로 물들었다.
봄이 간다.
봄이 가는 그 길로
벗이 온다.
물영아리에서 만나는 길벗
새우란.
갈만한 것들은 가고
올만한 것들은 오는
그 길.
그 길이 행복했던 것은
꽃님이 있어서.
환한 금새우란
때를 기다리는
키작은 새우란.
그들과 어쩌다 마주칠 때에는
마음이 먼저 알고
향기가 퍼졌다.
물영아리 둘레길을 돌아가면
정상의 습지까지는 왕복 3.4km
천개의 계단
그 계단 너머 습지
마른 물냄새가 먼저 풍긴다.
물영아리 습지
2000년
전국에서 최초로 지정된
습지보호지역이다.
장마철에는 화구호를 형성하고 있다가
건조기에는 습지로 변하는
독특한 수문 환경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아주 오래전
어느 장마철에는
이 길을 걸으며
찰랑이는 물소리도 들었었는데
이곳의 환경도
이제는 많이 바뀌었나 보다.
물영아리 습지로 오르는 두갈래 길
계단길과 능선길
계단길을 버리고
둘레길과 능선길을 걸었기에
만났던 벗들.
발목을 붙드는 들녁의 고운 꽃들.
그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그들이 아니었더라면
이 길의 행복을 깨닫지 못했을 터.
참으로 고마운 봄.
그러나
그럼에도
그 봄을 붙들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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