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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佛家思議

제천 무암사

by 산드륵 2022.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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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제천시 금성면 성내리

금수산 무암사

 

 

무암사를 감싸안고 있는 금수산은

『여지도서輿地圖書』에 의하면

'錦繡山 在府治東北二十里 亦云 金水山 或曰 霧巖山'이라 하여

錦繡山, 金水山 혹은 霧巖山으로 불려왔음을 알 수 있다.

 

 

『여지도서輿地圖書』의 또다른 기록은

'神僧義湘開山創基云 其後僧徒就寺前數里外便達大刹名以霧林寺'이라 하여

의상대사가 개산조로서 이 사찰을 창건하였으며

대찰을 이루어

무림사霧林寺라 하였다고 전한다.

 

의상대사가

이 사찰을 창건할 당시에는

안개가

혹은 안개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숲이

그 숲의 나무들이

석가세존의 설법을 듣던 1250인의 비구들을 연상시켰던 것인가 하는 상상을 해본다.

 

무림사霧林寺가

무암사霧巖寺로 불리게 된 것이

어느 시기부터였는지는 전해지는 기록이 없어 알 수 없으나

일설에 의하면

이 사찰 서남쪽 봉우리에 위치한 노장암老丈巖이

안개가 자욱할 때만 그 모습을 드러낸다고 하여

무암사라 하였다고도 한다.

 

멋지다.

산승이라면

단지 어느날

이 골짜기를 흘러가던 안개 때문에

그 안개 사이로 잠깐 드러난 바위 때문에

사찰 이름을 통으로 바꿔버릴 정도의 배짱은 있어야 한다.

 

 

무암사 천연 석조 일주문

 

 

수인手印

 

곧장 멈추어라

그리고

곧장 알아차려라

생각이 멈춘 그 어디에

점點을 찍을고

 

 

여래의 방에 들어왔다.

 

 

바위 속에서 선정에 들었다.

 

 

구고구난救苦救難

나무관세음보살

 

 

자루 속에

모든 것을 담고

그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고간 포대화상

호탕하게 한 세상 살다가

노래 한 수 남기고 열반했다.

 

미륵 참미륵 彌勒眞彌勒

천백억으로 몸을 나누어 分身千百億

때때로 사람들에게 나투어도 時時示時人

그 사람들은 알아차리지 못하네 時人自不識

 

 

안개속

'나'라고 여긴 것

'나의 것'이라 여긴 것

'내가 보는 세상'이라 여긴 것

 

 

안개였구나

 

 

안개 너머의 극락보전

 

 

눈 있는 자는 보라 하셨으니

볼 수 있는 이만 보게 되는 세상이 있다.

 

 

제천 무암사 극락보전 상단의 모습.

 

닫집은 이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

주불로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이 좌정하고 있고

좌우로 지방보살과 관세음보살이 협시하고 있다.

그 뒤에 새겨진 극락회상목각탱은

아미타불을 위시한 제보살과 신장 및 아라한들이 장엄하고 있다.

 

 

무암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최근 개금한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2002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14호로 지정되었다.

조선 영조 16년인 1740년 극락보전 중수 당시 봉안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미타여래좌상은 통나무로 조각된 목불이며

전체 높이는 약 85cm이다.

소라 모양의 머리카락은 흙으로 만들어 붙였다.

이마와 정수리에 계주 장식이 붙어 있다.

수인은 아미타 구품인 중에서 하품중생인이며

검지와 약지를 구부린 조선후기 수인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아미타여래의 옷은 양쪽 어깨를 가리는 이중착의식 통견 형식이다.

오른쪽 어깨를 가사로 덮고 있으며 그 안쪽으로 대의가 보인다.

가슴 아래 중앙의 승각기는 윗단이 주름져 있고 띠매듭은 없다.

아미타여래는 팔각대좌에 좌정하고 있는데 연화좌는 없다.

 

 

산신각 가는 길에도 포대화상.

미륵 참미륵 또 노래를 부르신다.

 

 

금수산 품에 안긴 무암사.

 

 

다정한 부처들이

여기저기.

 

 

 
물 한 모금으로

열뇌熱惱 식혔으면

그걸로 되었다.

 

 

층층이 쌓인 돌을 밟고 구름 산으로 들어서니 層層踏石入雲山

별유건곤의 옛절이 한가로워라 別有乾坤古寺閒

만길이나 되는 높다란 금수산 속에 萬丈峰高錦繡裡

종 소리 울리며 안개 숲 사이로 떨어지는구나 數聲鐘落霧林間

 

정해봉이 누구일까.

무림霧林 사이로 종 소리가 떨어지는 걸 들었다고 했으니

이때까지만 해도 이곳은 무림사霧林寺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안개 사이로 떨어진

금수산 무암사 종 소리.

그 종 소리

누가 찾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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