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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사찰

중문 천제사

by 산드륵 2023.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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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중문동 천제연 천제사

 

 

광명사에서 천제연 산책로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천제사가 보인다.

 

 

천제사 전경

 

 

천제사의 원래 사명은 광명암이었다. 무오법정사 항일운동의 주역인 방동화 스님께서 서귀포시 하원동에 원만사를 창건하고 수행정진하시다가 원만사가 제주 4.3으로 전소되어 머물 수 없게 되자 이곳 중문으로 이동하여 1949년 창건하셨다. 당시에 스님을 따르던 신자들이 모두 스님을 모시고 이곳으로 옮겨와 방동화스님의 사상과 정신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1970년 방동화스님께서 원적에 들자 광명암은 현재의 광명사 자리로 옮겨갔고, 원래의 광명암은 그 기능을 잃었다.

 

 

그러나 이 천제사에는 마지새미라는 샘이 있었다. 마지새미란 부처님께 사시공양 때 올리는 마지를 준비하는 샘물을 말한다. 이것이 훗날 만지萬池샘이라는 한자어로 정리되어 쓰이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곳이 폐사 이후에도 여전히 민중들이 기억하는 산신 기도처로 남아있을 수 있던 것은 바로 이 마지새미 물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새미, 만지샘이라 불리던 산물이 있던 곳

 

 

마지새미물이 있던 이곳은 민중의 오랜 산신 기도처였다. 이 물은 지역주민의 성수로서 집안의 대소사를 준비할 때도 이용되었다. 방동화스님께서 처음 이 터를 점지하기 이전부터 이 물은 있었다. 그러다가 방동화스님께서 사찰을 일으키면서 이 물은 부처님께 공양올릴 마지쌀을 씻는데 이용되었고 마지새미라 불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재 마지새미는 시멘트로 덮혀 사라졌고, 마지새미의 맑은 물이 흘러내리던 궤만 확인할 수 있다.

 

 

2006년도 답사 당시 찍었던 마지새미의 모습이다. 철철 흘러넘치던 마지새미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없으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폐허의 터에 사찰이 다시 일어선 것은 1980년대 이후의 일로서 사찰명은 천제사로 불렸다. 현재는 대한불교 조계종 관음사 소속 사찰이다.

 

 

법당의 석가모니불

 

 

포대화상

 

 

천제사에서 방동화스님을 기억한다. 그 기억은 솔바람보다 희미하다.

 

 

천제사에서 천제연 산책로로 내려가는 길은 막혀있다. 천제연 정문에서 매표하고 들어서야 한다. 예전 사진을 확인해보면 천제사에서는 천제연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그 절경은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곳곳에는 찰랑이는 산물

 

 

제주어로는 하막, 한자어로는 함와라고도 불리는 개구리. 산란기를 맞아 눈에 자주 띄는 시기이다. 예전에 어떤 나이드신 분이 하막이 몸에 좋다고 하며 산 채로 깻잎에 싸서 먹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하막은 독성이 있어서 위험을 초래할 뿐이다.

 

 

고운 길은 어디로 이어지나.

 

 

서귀포 천제연 관개수로

 

 

서귀포 천제연 관개수로는 천제연폭포에서 성천봉까지 이어지는 농업용 수로로서, 대정군수 채구석의 주도로 조성되었다. 이 천제연의 물이 성천봉 아래로 흘러 논농사를 짓게 된 것이다. 성천답은 1991년 폐답되었다. 공사는 1906년에 시작해서 1908년에 끝났는데 이곳은 공사가 가장 힘들었던 '화폭목'라 한다.

 

 

성천답관개유적비. 풍부한 이 지역의 물이 아래로 흘러 중문 베릿내로 흘러간다.

 

 

산따라 물따라 흘러와 한 세상 머물던 이곳. 산따라 물따라 고운 인연들이 흘러간다. 산도 가고 물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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